순천은 문화교육 도시인가?

대부분 순천시민들은 순천이 문화와 교육의 도시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현재의 순천의 문화 창출을 위한 순천만이 가지는 독특한 프로그램은 살아있는가?

순천시 문화관광국 속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수 백개이다. 뿐만아니라 각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에 개설된 강좌 또한 수 백가지이다. 그러나 노래교실, 춤교실, 놀이교실 등 대부분 같은 내용이다.

인근 도시 여수, 광양 등은 벌써 수준 높은 공연·전시 등으로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오고 있음에도, 순천은 예술적 관광객 유치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도리어 이웃 도시에서 순천사람 유치없이는 흥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순천시민들의 수준을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순천에는 시설과 고급 프로그램 유치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순천시를 인문학 도시로 만들고자, 10여 년 전에 도서관에 초중고 독서 인문학 프로그램 100여개를 개설하고 융성했던 기억이 있다. 인근 타 도시에서 매우 부러워했고, 전국에서도 소문을 듣고 견학을 왔었다. 인근 도시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교육도시로 이사를 오곤했다는 후문도 들었다. 지금은 반대로 타 도시에서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매우 성황리에 운영되는데 반해 순천의 정통 독서인문학 프로그램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공무원들만의 탁상공론 말고 전문가들에게 귀 기울여서, 실체 분석과 미래의 방향을 들어야 한다.

얼마 전 언론에 기사화된 『순천문학 특성화』 심포지엄 내용이다. 순천지역 문학을 의논하는데 발표자들의 원고도 배포하지 않았다. 또 순천지역 문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논하는데 순천문학인들은 한 명도 끼지 못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마음이 답답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무원들이 스스로 자문해야 할 명제다.

얼마 전 유네스코에서 ‘판소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순천의 판소리는 역사적인 자료와 전통이 몹시 깊지만, 인근 고창, 구례, 남원에 비해 제자리는커녕 후퇴하고 있다.

순천의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를 넘나들며, 벽소 이영민, 박봉술, 송만갑, 박봉래, 박초월 등의 명창들이 즐비하다. 또한 자칭 순천인이라고 주장하는 송순섭과 제자들이 전국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그들을 활용하고 육성하는 길을 외면하고 있다.

순천시를 문화도시, 교육도시로 다시 이끌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육성하라.

현재의 공무원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 다수의 문화예술 교육 담당 공무원은 그 자리에서 2·3년을 버티지 않고 순환 부서로 이동한다. 노하우가 적고 애정도 묶어 둘 수 없으니 주인의식도 미약하다.

지역문화·교육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역인들이 잔소리 많고 간섭 많다는 말을 관심과 애정이라는 말로 고쳐 들어야 한다. 부디, 우리지역 문화 교육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하여, 시정은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

장윤호 인문학자
장윤호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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