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내려앉은 산기슭에 피는 대표적인 가을꽃으로 뿌리가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해서 용담이지만 청보라색의 바로 선 종 모양의 꽃은 많이 달리게 되면 옆으로 처져 쓰러지면서 꽃이 핀다. 이러한 역경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면모 덕분에 “당신이 슬플 때 더욱 사랑한다”의 꽃말이 있다.


용담

이윤숙                  

누가 용의 쓸개를 보았는가.

고개 숙인 얼굴위로 번져가는

쓰디쓴 너의 슬픔

 

신비로운 꽃 속에는 우주를 담은

깊은 샘이 하나 있었다.

 

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으로

샘 안에서 빛나는 무수한 별과

푸르름으로 뒹굴고

 

나그네 발길 멈추게 하는

가을날의 가객 

그대는 진정 용담이 아니련가.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