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가격 25% 하락...폐지노인들 벼랑 끝으로

영세 고물상에서 매입하는 폐지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폐지수거로 생계를 유지해 온 노인들이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현재 폐지가격은 1kg당 60원~70원으로 지난해 대비 25%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이 같은 가격하락은 현 정부의 영세 고물상에 대한 증세 여파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기반을 확충한다는 명목으로 재활용폐자원에 대한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을 축소했다. 의제매입 세액공제란 세금계산서 등의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매입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인데,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을 축소한다는 것은 재활용폐자원 업계로부터 부가가치세금을 더 많이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부가가치세 공제율은 작년 5.7%에서 올해 4.76%로 축소되었다.

순천시내에서 폐지수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노인은 1200여명으로 하루 6시간 발품을 팔아 수거한 폐지로 5000원~7000원을 번다. 기후조건과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 평균 25일 폐지를 줍는다. 폐지노인들의 한 달 수입은 15만 원 안팎으로 지난해 보다 3~4만원 줄었다.

순천에서 영세 중고상을 경영하고 있는 손병옥 씨는 “수입이 3~4만원 줄었다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엄청나게 큰 금액이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노인 복지 차원에서 폐지에 대한 최저 가격을 1kg당 110원 대로 보장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폐지 수거는 도시 미관이나 자원순환의 측면으로 사회적 일자리 성격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폐지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물들 사이로 폐지를 모아 온 노인들의 보면 “올 겨울이 유독 춥게 느껴진다”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전국 200만 재활용인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봉주헌 대표는 “영세 고물상의 세수부담 증가로 폐지에 대한 일선 매입단가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폐지 수거 노인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며 “우선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장기적으로는 노인복지와 자원재활용 육성 차원에서 폐지나 고물 수집을 농업이나 광업, 수산업과 같이 1차 산업으로 분류해 부가가치세를 전액 면세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4.76%의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은 2016년부터는 2.9%로 절반가량 삭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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