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삼산중학교(박재일 교장)는 현재 학생 수 411명에 12학급으로 학생 수가 적어 교과교실제 하기 좋고 구도심에 있어 복지혜택이 다양한데다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뛸 수 있어 남학생들이 생활하는데 최적의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학년에 3학급 정도 유지되고 있다.

순천삼산중은 이번 자유학기제 동안 기본교과를 재구성해 학생 참여형 수업을 기획하고 매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두 시간씩 진로인성 자율과정을 운영했다. 예체능활동과 선택형교육활동으로 그래픽디자인 작가과정, 생각이 쑥쑥 토론교실, 만화 그리기반, 풍선아트반, 연극교실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과정임에도 삼산중의 자유학기제는 많이 달라보였다. 그것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학교 참여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였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구성원들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성공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구성원 끼리 존중과 신뢰가 있을 때 그 어떤 일로도 신명나는 현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모제로 온 박재일 교장은 “지역과 함께 가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고자 했고 모든 학교 행사에 학부모를 초청하고 학부모 참여를 독려했다. 최수모 교감은 “배워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서자”는 자세로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에게 배우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대했다. 학부모의 참여는 시험감독이나 도서관 도우미 정도의 참여가 아니었다.

지난 10월 6일 실시된 1일 일터체험 진로탐색프로그램에 학부모 코치단은 소수학생이 참여하는 일터인 광양순천축협(8명), 위성권법률사무소(3명), 강경화미용실(4명), 온누리부부약국(2명)의 일터 체험에 학생을 인솔하고 일터체험활동 점검 및 안내와 귀가지도 등의 역할을 했다. 소규모 학교라 2개 학년 이상의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가 다수인데다 일터체험 당일에 2,3학년은 정기지필고사를 실시하는 상황이라 1학년 자유학기제 진로활동 프로그램에 배치될 수 있는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 어려움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외면하지 않고 함께했다. 참여의 영역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교복 물려주기 행사에 학부모들이 참여해 다른 생활용품도 나누어 쓰는 형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며 김주화 교사(음악)는 “기타에 흥미있는 학생들이 모이니까 활기찬 수업이 돼 좋았다. 기타로만 수업을 하니까 심도 깊게 공부해 좋다”며 “그 대신 다양한 음악활동을 접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몽주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 변화를 통해 교사들도 달라진다” 고 한다.

김기빈 학생은 “시험 안 보니 압박감이 사라져서 평소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다. 외교관을 하고 싶으나 확실히 정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알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기빈이 엄마 김은경 씨는 “처음에는 진로체험 범위가 너무 협소해 불만이 있었는데 진행과정에서 기빈이가 평소에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즐겁고 행복해 좋았다”고 말했다. 신영웅 학생은 “혼자 생각할 내용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다. 부모님과도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며 좋아했고 김현식 학생은 “주말에 공부해야할 생각에 편치 않은데 가족과 함께 산에 갈수 있어서 좋았다. 과학자가 꿈이어서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순천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고향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자유학기제 역사탐구반을 운영했는데 학생들은 처음에 토요일까지 나오냐며 불만을 토로 했지만 요즘은 토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역사탐구반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순천에서 1등을 하고 전라남도대회에서는 3등을 했다. 
 

■‘FREE HUG 데이’행복한 등교 맞이
모든 것의 바탕은 서로에 대한 따뜻한 존중

순천삼산중학교는 지난 12월 3일 약 1시간에 걸쳐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프리허그를 통해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순천삼산중 행복한 등교맞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른 아침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등교하는 전교생을 교사와 학부모가 따뜻하게 안아줌으로 사제 간의 돈독한 정을 나누는 행사였다. 눈발이 날리는 매서운 추위에도 “저는 안했잖아요?” 따지기도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 지난 12월 3일 약 1시간에 걸쳐 등교하는 학생들을 안으며 사제간의 정을 나누었다.

박재일 교장은 “아이들을 안아줄 때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교사들의 밝은 모습과 학생들의 환한 모습에서 학교의 미래가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무서울 것 같았는데 안아줄 때 토닥여 주어 좋았다. 계속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모 교감은 “1년에 한번이라도 악수를 나누어야지”하는 생각으로 해보았는데 “안아보니 자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사소한 행위로 교사와 학생이 충분이 교감이 되면 학교폭력문제가 해결 되겠다”며 “모든 것의 바탕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 학부모의 제안
“우리가 한 번 직업체험 짜볼께요”

순천삼산중학교의 자유학기제가 학부모 참여로 활기찬 이유는 매주 두 번씩 진행되는 배구 모임과 지난 7월에 진행된 1박 2일 가족캠프로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하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이루어지는 배구모임을 하며 교사와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자연스럽게 학교 상황이 공유된다.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학교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가족캠프에는 모두 50가정 150여명의 가족과 교직원들이 참여했다.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요리솜씨를 자랑했고 체육관에서 레크레이션과 가족신문 만들기, 세족식을 진행했다. 가족신문 만들기에서 재치 있는 글과 삽화로 가족을 소개하고 일부 학생들은 평상시 부모님께 말하지 못했던 요구를 지면을 통해 토로하기도 했다.

학교와 학부모의 고민이 서로 공유될 때 내용은 점점 풍요로웠다. 체험학습 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상황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쪼개 학교 행사에 자연스럽게 협조한다.

이번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학생들 직업체험 계획을 보고 학부모입장에서 “이것이 직업체험이 되겠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추병모 학교운영위원장은 자유학기제가 시작되기 전 자유학기제에 대해 공부를 하며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지 않았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어야하는데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보였다. 학부모들이 각자의 경험을 통해 성장해 온 것을 기억하며 “고된 노동이 필요하다” “다양한 체험이 필요하다” 의견을 내고 “부모들이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니 내년부터는 우리가 한 번 직업체험 짜보겠다” 제안해 내년에는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직업체험 계획을 잡기로 했다. 학부모의 도움을 받을 경우 훨씬 알차진다는 것을 학교도 경험으로 알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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