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은 10년 동안 성찰했으며,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10년 전에 노 시장은 자기주장을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고, 자기에게 맞서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하였다는 세간의 평판을 얼마나 곱씹어보았을까. 남정공원 어린이체육관 건립사업은 노 시장의 성찰의 깊이를 살필 수 있는 시험지다. 남정동 주민들이 ‘행정편의주의이며 멀쩡한 공원파괴’라고 반대하는 사업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난 4월 노 시장은 출마 선언을 하며 “그동안 저 노관규, 젊은 날 앞만 보고 달리는 야생마처럼 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와 생각도 조금은 원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화합하고, 따뜻하고 가슴 넓은 순천시장이 되어 조금 더 따뜻한 순천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유독 화합과 따뜻함을 강조했다.

지난 8월 3일 노 시장은 개인 SNS에 ‘미세먼지 대응 어린이체육관’ 문제를 언급했다. 시의원 일부가 전임 시장 때 동의해놓고 민원을 제기하니 이제는 반대편에 가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한다. 그리고 ‘사업이 무산되면 향후 국비사업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선출직들 모두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하는데 걱정이다”고 적었다. 최근에는 경전선 도심 통과를 막기 위해 순천 시민들이 젖 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는데, 훼방도 있다면서 “가소로운 일입니다. 대의와 정의를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고 적었다. 일기장처럼 자신의 마음을 적는 곳이니 진심이리라.

그런데 지난 출마 시 했던 말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그때는 화합과 넓은 가슴, 따뜻함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반대편에 대한 협박과 훼방꾼이라는 낙인, 그리고 가소롭다는 비아냥, 불의를 용서치 않겠다는 결연함이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은 이래저래 말이 많았다. 순천에서 2013년 4월 도시재생 주제로 첫 시민토론회가 열렸으니 어언 10년이 지났다. 초기 순천시 도시재생사업은 다른 도시와 달랐다고 전해진다. 토론회와 전략회의, 워크숍, 상황 조사 등을 거치고, 공청회, 설명회,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직접 주민과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결론이 있었다.

순천시가 자랑하고, 여타 도시에서 부러워하는 핵심 2가지였다. 먼저 속도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점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결정보다 지역 주민의 삶이 우선되도록 진행했다.

남정공원에 어린이체육관을 건립하는 문제는 도시재생사업 초기의 핵심을 잘 살펴야 한다. 노 시장도 출마 선언할 때의 초심을 찬찬히 살필 여유가 있을까? 매우 분주해 보인다. 

이정우 편집국장
이정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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