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고창 운곡습지

전북 고창 운곡 저수지 주변(고창군 아산면 운곡리 407번지 일원)에는 산지습지가 펼쳐져 있다. 운곡습지, 오베이골 습지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해발고도가 낮은 동산 지형의 저층습지로, 수량이 풍부하고 오염원이 없어 깨끗하다. 수달, 담비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830종 생물이 서식하여 생태적 가치가 높다. 2011년 3월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같은 해 4월 우리나라에서 16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었다.

운곡습지는 과거 주민들이 계단식 논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1981년 한빛원자력발전소(전 영광원자력발전소) 냉각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가 운곡마을에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고, 원자력발전소는 수질관리를 위해 운곡저수지 주변에 철조망을 쳤다. 이를 계기로 오베이골은 사람들 접근이 제한되었다. 또한 2000년에 오베이골 너머 2,000여 기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면서 오베이골 주변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운곡습지는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원시습지 상태로 복원되었다.

운곡습지는 운곡저수지 주변 호소 습원과 저수지 수원이 모이는 오베이골 주변의 저층습지로 구분된다. 다양한 생태환경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희귀 야생 생물의 서식처이다.

고창 운곡습지 탐방길에 있는 나무 데크는 습지 훼손을 막기 위해 최대한 좁게 만들어졌다. ⓒ순천광장신문
고창 운곡습지 탐방길에 있는 나무 데크는 습지 훼손을 막기 위해 최대한 좁게 만들어졌다. ⓒ순천광장신문

사람이 논둑을 쌓아 인위적으로 만든 습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육화가 진행된다. 이에 고창군은 운곡습지 주변 6개 마을 주민과 물이 빠지지 않도록 논둑을 쌓는 등 습지복원 활동을 7년째 하고 있다. 그 결과 반딧불이, 사초 등의 개체수가 증가했다. 또한 복원 활동에 따른 습지식물의 변이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고창군 생태환경과 주무관은 “주민분들께서 복원 활동과 모니터링을 함께 하시면서 저수지가 생기기 이전 살던 곳이 습지보호지역으로서 국가적,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창군은 다양한 생물자원과 우수한 자연환경으로 2013년 5월 행정구역 전체(671.52㎢)가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이하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사람 생활중심지까지 보전지역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난 5월 26일에는 운곡습지와 갯벌에 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호평을 받아 ‘람사르습지도시’로 확정됐다. ‘람사르습지도시’는 람사르습지와 견고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도시에 생태적 도시 브랜드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인증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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