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엔 없는 지역 향토문화사

지난 11월 1일 외서면지(面誌)가 출간되면서 순천의 11개 읍‧면사가 모두 완성되었다. 10여년에 거쳐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만든 각 읍‧면의 향토문화사지만 정작 연향‧삼산 도서관 등 시립도서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시립도서관에서 읍면지역의 향토문화사가 출간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읍‧면사는 각 읍‧면의 자연과 인물, 마을별 유래와 문화, 주민의 생활상은 물론, 여순사건과 같은 지역의 역사적 사건에 관한 구술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다루고 있다. 그 때문에 향토사학자들도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주민들과 출향인이 읍면지 출간에 필요한 기금을 십시일반으로 조성하고, 기억을 되살리고 발품을 팔아가며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주민이 스스로 참여해 만든 나와 이웃, 내 마을에 관한 기록유산으로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향토문화사적 가치가 높고, 주민들에게 의미가 큰 읍‧면지를 순천시내 시립도서관에서는 접할 수가 없다. 지역 향토문화사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활용하기는커녕 소장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삼산도서관에서는 순천시에 관한 도서를 별도의 섹션으로 구분해 20여 권 소장하고 있지만, 황전면지(2005년 출간)외 다른 읍면지를 소장하지 않고 있다. 순천시 섹션으로 구분된 나머지 도서는 모두 기행 및 관광을 위한 것이다. 연향도서관도 그 같은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두 도서관의 도서관리를 담당하는 사서들은 순천시내 읍면지역에서 읍‧면지가 출간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순천의 시정목표를 ‘생태문화관광’을 지역경제의 큰 축으로 설정하고 ‘도서관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순천시가 지역의 향토문화를 외면함으로써 내실 없는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