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주민편의 고려없는 일방 행정” 분통
시, “교통흐름 고려한 효율적 시스템” 주장

지난달 10월 20일부터 황전면과 월등면을 지나는 8개의 시내버스 노선 운행횟수와 운행시간이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해당지역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나섰다. 주민 편의를 위한 노선 조정이 오히려 주민 불편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순천시는 지난달 17일 황전과 월등지역 시내버스 노선의 운행횟수와 운행시간 변경을 공지한 후 3일 만인 10월 20일부터 변경 시행했다.

황전면의 경우는 마중버스(마을순환버스) 37번이 신설되면서 오지 주민의 시내버스 이용이 편해졌다. 반면 월등면은 운행 횟수가 줄어들고, 운행 시간대가 출․퇴근이나 등‧하교 시간과 어긋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월등면 주민은 마을에서 괴목까지 운행하는 마을순환버스 36번이나 웃장과 아랫장 등 시내까지 운행하는 30번과 31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20일부터 마을순환버스 36번 노선의 운행횟수는 1일 18회에서 19회로 1회 늘어난 반면 시내버스 30번 노선의 운행횟수는 7회에서 5회로 줄었다. 31번도 6회에서 5회로 줄었다. 운행횟수가 줄어든 만큼 배차간격은 각각 150분으로 길어졌고, 팔마경기장까지 운행하던 것이 신대지구로 연장되었다.

▲ 덕암동 이마트 버스정류장에서 월등행 시내버스를 기다리다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길어진 배차간격을 확인하고 분통.

순천시는 황전면과 월등면 주민의 교통요충지인 괴목삼거리를 환승지로 설정하고, 이 곳에 정차하는 시내버스와 마을 순환버스의 배차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였다고 말한다. 괴목삼거리까지오면 일정한 간격으로 시내와 마을로 진출입할 수 있어 효율적인 교통체계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월등면 주민들은 “변경된 횟수와 시간대가 주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실태를 간과한 일방적인 행정이다”며 지난 7일(금) 월등초등학교에서 주민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월등면 주민들은 순천시의 갑작스런 노선 조정을 문제 삼았다. “노선 조정 전에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노선과 운행시간 변경에 관한 예고나 공지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자녀를 월등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류모(44세)씨는 “순천시가 마을 이장단을 통해 의견 수렴과 공지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형식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주민참여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내버스 운행시간대가 출퇴근이나 등하교 시간과 어긋난 데다, 고령의 주민들이 짐을 들고 환승해야 한다는 것은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또 다른 한 주민도 “월등 경유 노선을 신대지구까지 연장하면서 운행횟수가 줄어 든 것 아니냐?”며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촌에 대한 배려를 요구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순천시 교통과 고문열 주무관은 “이번 노선조정은 순천시 전반의 교통 흐름을 고려한 것”이라며 “운행 시간대는 주민의견을 반영하여 재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순천시는 환승과 할인, 비수익성 구간 운행을 이유로 순천의 시내버스 회사에 연간 50여 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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