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농협 임원진, 조합장 먼저 뽑고 합병하자
별량농협 조합원, 선거 후 합병은 조합원 기만행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순천농협과 별량농협 두 농협 간 합병이 조합원들 사이에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농협 간 합병 논의는 별량농협이 지난해 유통사업 과정에서 20억 가량 손실을 입고 부실농협으로 전락하자 올해 4월 농협중앙회에서 순천농협과의 합병을 권고하면서 시작되었다. 

별량농협 조합원들은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순천농협으로의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순천농협 임원진은 조합원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합병논의 자체를 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두 농협 간 합병이 공회전만 거듭하면서 조급해진 쪽은 별량농협의 조합원들이다. 합병 없이 치르는 선거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분리된 상황에서 선거가 이뤄질 경우 별량농협 조합원의 표는 순천농협 조합장 선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박필수 순천농민회장은 “두 농협 간 합병이 전제된 상황에서 순천농협 임원진이 합병을 미루는 것은 농민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선거 전략일 뿐이다”며 “순천농협 조합원들이 합병을 반대한다면 전체 농민들의 편익을 위해 임원진이 나서 설득하면 될 일인데, 선거를 앞두고 눈치 보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병을 추진할 경우 농협중앙회에서 통합지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순천농협 조합원들이 손해 볼 일이 없다”며“순천농협 조합원들의 반대는 정서적인 것일 뿐인데, 순천농협 임원진이 이를 빌미로 별량면 조합원의 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별량농협 송완섭 조합원은 “합병을 미룬 채 선거를 치르면, 별량면 조합원의 표는 전체가 사표가 된다”며 “차라리 순천농협이 합병을 원천적으로 거부하겠다면 별량농협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별량농협을 갱생할 대안을 모색하고 이번 선거에 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두 농협이 농민들의 편익을 생각했다면 수확 전에 미리 합병을 마무리하고 이번 가을 농산물부터 순천농협에서 수매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다가오면서 전남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명선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관내 조합장 입후보예정자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아카데미’ 순회 강좌에 나섰다.

전남동부권 아카데미는 지난 11일(화) 순천문화건강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아카데미에는 여수, 광양을 비롯한 동부권 조합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법 위반 사례를 중심으로 아카데미가 진행됐다.  

 

▲ 전남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공명한 선거를 위해 ‘선거 아카데미’에 전남동부권 조합원 400여명이 참석해 제1회 동시조합장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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