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무능은 야당의 책임 커
중앙당과 거리 둔 나 홀로 이정현 유효

국가의 무능은 1차적으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다. 정부와 여당이 무책임하다면 그 책임은 야당의 몫이다.

적어도 절차적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한국사회에서 국가의 실패는 입법, 행정, 사법이 함께 책임져야할 일이다.   

특히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의 책임이 크다. 국가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은 결국 야당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줄곧 정권과 여당 탓만 해왔다. 국민 모두가 정치적 성향을 넘어 “미안하다!”고 나선 마당에 남 탓만 하고 있었다. 

지난 6․4지방선거는 그 같은 새정치연합의 무책임함에 대한 심판이었다. 그런데 이어진 보궐선거에서 또 다시 ‘정권심판’이라니? 

대통령선거에 대한 국정원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투표결과를 부정하는 주장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는 관이 개입한다고 한들 그대로 놀아나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한국사회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따라오지 못한 건 새정치연합이었다. 새누리당의 ‘도와주세요’라는 읍소도 민망한 작태지만, 같이 읍소해야할 새정치연합이 그들의 읍소를 조롱하는 모습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6.4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도 달라진 시민의식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민심은 현 정치판에 대해 총체적인 심판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여당은 새정치연합이다. 순천․곡성의 주민들은 전남의 여당을 심판함으로써 현 정치판을 심판한 것이다.   

이정현의 당선은 역설적이게도 이 지역 순천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앙당의 치마폭으로 들어간 ‘여당’ 서갑원 보다는 중앙당과 거리를 두고 ‘죽도록 일하고 싶은 나 홀로 야당’ 이정현에게 민심이 기울 수밖에 없었다.

본지는 9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한 새정치연합의 경선에 부쳐 야성을 회복하고 당의 쇄신을 이끌 후보를 선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지역의 민심이 그러한 후보를 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또 다시 민심을 외면했다. 그 결과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후보가 26년 만에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이를 두고 민심이 현 정권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인식하는 문외한은 없을 것이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둔 지역의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대해 회초리를 든 것뿐이다.

이번에는 새정치연합이 민심을 제대로 아로 새기고 뼈아픈 선택을 한 지역사회에 책임정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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