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어린 배움터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번 모디알록 초등학교의 자매결연


지난 11일(금) 해룡에 있는 초등 대안학교인 사랑어린배움터에서 자매결연을 맺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멜번시의 모디알록초등학교와 교류행사가 진행되었다. 모디알록 초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는 장인선 교사는 “자랑스럽게 한국을 소개할 학교를 찾다가 사랑어린배움터를 알게 됐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성장해 가는 학교는 호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뿌듯해 했다.
 

모디알록 초등학교에서 자매결연 요청

 


▲ 모딜알록초등학교에서 한국어 관련 수업
호주 모디알록 초등학교는 빅토리아주의 멜번에 있는 전교생이 132명인 비교적 작은 학교로, 한국의 유치원에 해당하는 과정부터 6학년까지 있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하고 있어 한국의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싶던 차 사랑어린배움터에 적극적으로 자매결연을 요청해 지난 2012년 결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날 일정에는 질리안 필립스 교장과 장인선 한국어 담당 교사가 방문을 해 이 학교의 철학과 정신에 대해 듣고 교육과정을 체험했다.

호주 초등학교에서의 제2외국어 교육 목표는 언어를 매개로 새롭고 넓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하고, 타문화를 배우면서 자신의 것을 되돌아보고 다양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한다. 호주와 한국의 교류는 화상 대화, 상대학교 방문, 우편 및 이메일 교환, 공동프로젝트 진행 등이다.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

사랑어린배움터 대표 교사인 박정은 씨는 학교의 철학과 정신을 네가지 그림으로 소개했다. 첫 번째 그림은 ‘공(空)’ 이라는 한자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기가 있어 살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도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이 있기에 살아간다는 의미이고 두 번째 그림은 ‘어울림’, 삶을 그린 생명평화 무늬다. 우리 모두는 해와 달과 나무와 동물과 새 등 세상 만물과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세 번째 그림은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도 건강한 것처럼 사랑어린 배움터는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정신을 중심에 둔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 소개한 그림은 걷는 발 모양의 그림이다. 사람이 사는 데는 밥을 먹고, 숨을 쉬고, 걷기를 잘 하면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사랑어린 배움터 아이들의 몸짓이 주어진 모든 순간에 집중하며 예술로 승화되기 바란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했다.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을 상징하는 사랑어린 배움터의 네가지 그림에 깃든 정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모디알록 초등학교 질리안 필립스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귀한 것을 배웁니다.

“짧은 시간인데도 이 학교가 얼마나 특별한 학교인지 느낄 수 있었다, 평화스럽고 행복한 학교라는 것이 느껴진다. 모디알록 초등학교도 해변이 가까이 있는데, 오늘 여러분과 걸으며 배운 것을 우리 학교에 적용해서 학생들과 해변을 함께 걸을 구상을 했다. 호주에 있는 학교는 바쁜 일정을 갖고 있어 주변 아름다운 환경에 대해 감사할 여지가 없다. 여러분이 저에게 감사하며 천천히 갈 수 있는 귀한 것을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미리 종이에 적어 준비한 질문을 던지자 질리안 교장은 눈을 반짝이며 질문에 답변했다. 호주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몇 년 전 호주를 대표하는 수상이 원주민에게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이야기를 꺼냈다. 5만 년 전부터 원주민이 살고 있었던 동네에 영국인들이 호주를 발견했다고 들어와서는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부정한 일을 많이 저질러 왔는데, 그런 과거의 역사를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것이 가장 유명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호주의 전통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크리스마스 때 40도 넘는 더위 속에서도 불을 지펴 칠면조를 바삭바삭 구워 먹는 전통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무엇을 하든 마음을 모으는 명상을 하는 사랑어린배움터의 전통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은 “그곳은 마음 모으기 명상을 하나요?” 라고 질문했다. 질리안 교장은 “요가나 명상할 내용을 찾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좋은 본보기를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질문을 모두 듣고 마치려고 하자 1학년 학생이 “땡큐베리마치”라고 답해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 질리안 필립스 교장은 아침마다 학교 주변을 걷는 명상을 보며“ 당장 호주에서도 시도하고 싶다 ”고 말했다.



자랑스럽게 한국을 소개할 수 있겠다


장인선 교사에게 자매결연을 맺은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모디알록 초등학교 내에 한국어 자료센터를 운영하며 자료를 효과적으로 공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한글 창제 원리를 적용한 몸놀이를 통해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창의적인 한글교육을 창안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 학교가 한국인의 정신과 건강한 교육이 진행되는 학교임을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고, 한국어 교사로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허락해 주십사 요청했고, 허락을 받았다.” 고 답했다. 덧붙여 “이 학교 교육의 훌륭한 점은 철학과 정신이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자연과 밀접해서 교육을 진행하고, 공동체가 다같이 배우는 교육을 만들어 간다는 것과 교사들이 학교 운영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을 꼽았다. 가정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기에 아이들만 교육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부모가 함께 참여하며 배워가는 교육을 보며 희망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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