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이 '한국의 갯벌'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면서 순천만의 가치와 순천시민의 자긍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순천만보전과 황선미 주무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순천만의 탁월한 자연경관과 해마다 찾아드는 철새 떼 등 생물적 이유도 크지만,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한 30년 순천만 보전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순천만보전과 황선미 주무관은 "순천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한 30년 순천만 보전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만보전과 황선미 주무관은 "순천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한 30년 순천만 보전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순천광장신문

지금의 순천만은 지난 1990년대 동천 하류 정비 사업으로 자칫 다른 그림이 그려질 뻔했다.

일부 농민들은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동천 하류의 잦은 홍수로 농사가 어렵다며 동천 하류를 정비하고 농토를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한 동천 정비와 이를 위한 골재채취 반대 운동은 찬반 충돌을 불러오며 거세게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순천만 갈대밭이 불태워지고 철새들이 날아들지 못하도록 겨울철 얼어붙은 농토를 갈아엎는 일도 있었다. 찬성과 반대의견을 가진 시민과 시민단체, 농민이 뒤엉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일어나는 풍경이 연출되면서 순천만의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결국, 순천시민은 순천만 보존에 힘을 실었고, 갈대 축제, 철새 먹이 주기 행사 등 다양한 노력은 습지보호 지역 지정 등으로 이어지며 빛을 냈다. 당연히 동천 하류 정비사업은 포기됐다. 

사라질 뻔한 위기의 순천만은 2003년 습지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후 2004년부터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 가입, 2006년 국내 연안 습지 최초 람사르협약에 등록되는 등 세계화로 향했다. 인근 주민들의 일부 반발을 불러왔지만 시는 2009년부터 순천만 주변 오리농장과 음식점, 주차장 등 환경오염시설을 철거했고, 주변 농경지 전봇대 282개와 전선을 제거했다. 순천만을 찾는 철새가 전선에 걸리지 않게 날아다닐 수 있으며 흑두루미와 철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흑두루미와 철새가 살아가는 세계 속 생태관광지로 알려지면서 2010년 300만 명이, 이후 10년간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는 인기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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