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혜정 전 시의원

지난 21일 박혜정 전 시의원을 만났다.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는 매년 순천시의원의 의정 활동을 평가하는데, 2021년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의원 중 최고점수를 받았다. 최고점을 받은 의원의 경우 성실한 태도, 풍부한 자료준비, 그리고 피감기관의 업무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6.1 지방선거 민주당 전남 도의원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유를 묻자 차분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박혜정 전 시의원
박혜정 전 시의원

“저는 이번 민주당 공천 심사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전과 기록이 있는 많은 후보들도 통과되고, 타지 기획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후보도 통과됐는데, 확인되지 않은 음해성 제보로 면접도 보지 못하고 컷오프됐습니다. 제가 준비했던 왕조1동 지역구에는 현 국회의원의 청년 보좌관이 단수 공천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기준 잣대는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더욱이 시민의 뜻을 묻는 절차도 전혀 없었습니다. 시민은 무시되고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2년 뒤 재선을 위한 자기 사람 심기에 불과한 꼼수 공천이었습니다.”

상당히 강한 답변이 돌아왔다. 억울한 마음이 깊게 자리 잡은 듯했다. 초선 시의원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사무실 벽면 한켠에 아직 이재명의 얼굴이 크게 걸려있다. 순천에서는 처음부터 내놓고 이재명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남다른 소신이 필요했을 것이다.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시민들은 소신 있게 정치하라고 불의와 타협하지 말라고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라고 해 그 말에 충실해지려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선배들은 정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역위원장 결정에 무조건 내내 하며 따르고 미리 상의하고 따지는 행동하지 말고 콩이 팥이라 하면 팥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 그 충고가 제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오만하고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 있는 한 그 조직에 길들고 줄 서기를 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한 국민이 주인이 되고 시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명확한 입장 표명이다. 민주당 순천(갑)지역위원회 위원장인 소병철 국회의원에 대한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에는 지역 정가의 분위기상 쉽지 않다. 이런 입장을 가지게 된 게 공천 탈락에 대한 울분만은 아닐성 싶었다.

“지역 위원장과의 관계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의원들이 소신껏 일하지 않고 계속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면서 거기에서 허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그런 시간들이 있었어요. 의회 내에 24명의 의견들이 소통되고 거기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싸워서 의견 도출을 해내야 하는데 자꾸 엉뚱한 곳에서 결론이 나온 것을 가지고 의회에 대입시키려고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여기서 치열하게 얘기해서 결론이 났잖아요. 그런데 저녁에 저쪽에서 다른 의견이 나왔는지 그다음 날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었고요.”

목소리가 점점 또렷해지고 힘이 더해졌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의를 해야 하는 순천시의회의 독립성이 훼손되었다는 고백이다. 순천시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그렇기에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시의원을 통솔하고 시의회를 지휘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이는 순천시의회가 순천 시민의 대의기관이 아니라 소병철 국회의원의 대의기관으로 추락하였다는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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