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포스터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포스터 (제공=명필름)

지난 11월 5일, 우리 학교 3학년 전체 학생들이 순천의 한 영화관에서 ‘태일이’ 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12월 1일 개봉 예정이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은 개봉 전 특별 상영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였다.

고 전태일 열사를 학교에서 처음 접하게 된 건 역사 수업 때였다. 역사 교과서에는 1970년 고 전태일 열사의 분신이 한 문장으로 언급되어 있었다. 그리고 국어 시간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을 하게 되었을 때,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 책을 펼친 순간 고 전태일 열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는 고 전태일 열사의 생애를 다룬 책이었다. 그가 태어난 순간부터 유년시절, 가족이 위기에 처하거나 뿔뿔이 흩어졌을 때, 처음 공장에서 일했을 때, 재단사가 되었을 때, 그리고 그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고 전태일 열사는 가족을 잠깐 잃기도 하고 사기를 당하여 길거리를 전전하기도 하였다. 그는 가족의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찍부터 공장 일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재봉 보조로 일을 했지만, 열심히 일을 한 그는 마침내 재단사가 된다. 재단사가 된 그가 본 평화시장의 현실은 암울했다. 어린 소녀 시다들이 밥을 살 돈이 없어 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지만 적은 임금을 받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돈도 많이 받지 못하였다. 

고 전태일 열사는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어린 소녀 시다들에게 풀빵을 사주고 폐렴으로 쓰러진 동료를 도와주기 위해 치료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달갑지 않던 공장주에 의해 그는 해고되었다. 그가 절망스러워하던 때에 ‘근로기준법’을 만나게 되었다.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노력을 기울여 차츰 근로기준법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는 근로 시간과 임금을 규정한 법이 있지만 적용되지 않는 세상에 대해 안타까워하였다. 1969년, 평화시장 내에서 바보회를 조직하여 노동 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평화시장 관계자들의 방해로 실패하고 만다. 1년 후, 삼동회를 조직해 평화시장의 노동문제를 세상에 알리려 다시 노력하였다. 시청과 노동청에 가서 진정을 제기하고, 신문사에 제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평화시장의 노동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 기관의 냉소적인 태도와 경찰의 강제진압은 심해졌다. 삼동회가 계획했던 근로기준법 화형식이 경찰에 의해 열리지 않을 위기에 처하자, 고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 책을 몸에 품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고, 노동 문제에 힘을 써달라는 말을 남기고 재가 되어 세상을 떠났다. 

고 전태일 열사는 대한민국의 노동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몸까지 희생하여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고 전태일 열사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은 굉장한 발전을 이루었다. 근로자들의 근무시간과 임금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었다. 물론 그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많은 노동 문제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왕운중학교 3학년 최우진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으로 책을 만나고, 현장체험학습을 연계해 역사를 배우니 더 이해가 잘 되고 재미있었다. 한순간 읽고 끝났을 수도 있었던 역사를 영화를 통해서도 접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현실을 알게 되어 뜻깊고 내가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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