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태·만·상·문·화·의·거·리-이야기 하나

순천 행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정원박람회를 시작으로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문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평일과 일요일은 5시부터 7시까지 공연이 열리고, 토요일은 벼룩시장과 함께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의 장이 펼쳐지면서 가족단위 관람객이 늘어가고 있다.

▲ 복음엑스포네트워크 공연팀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모습
토요일 한옥글방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열린문화공연’이 2시간 가량 진행된다. 이 시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리로 참가신청을 받아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원박람회를 시작으로 한 달이 되어 가는 지금까지 한 단체의 고정 출연이 매주 진행되고 있어 관람객의 심기가 불편하다. 열린 공간이니 만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매회 공연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특정 단체의 공연 내용 때문에 관람객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거리를 자주 찾는다는 김씨는 “무용을 하고 국악공연을 해서 봤더니 모든 노랫말에 주님 찬양을 하더라. 저게 무슨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문화공연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 담당 시청직원은 공연 내용검토도 하지 않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복음엑스포네트워크’로 지칭한 이 단체는 춤과 노래, 국악 등의 많은 장르를 선보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노래를 개사하여 부르고 있으며 그 개사 내용은 성경의 일부를 담고 있다. 우리 민족의 염원이 담긴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우리의 소원은 예수…’로 불리고 있는가하면 찬송가를 합창하기도 하고 판소리와 민요 대부분이 일종의 퓨전찬송가가 되어 불려지고 있다. 겉모양은 클래식, 국악공연이지만 결국 거의 모든 속내는 전도를 위한 부흥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참여 신청을 할 수 있고,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공연장이라고 하지만 이 단체는 매주토요일 4시 공연이 잡혀있고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순천시예총’의 공식후원을 받아 공연이 추진되고 있음을 전단지까지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게 어찌 누구에게나 열린 공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설무대를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는 열린공간이기 때문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 참가자 선정도 검증받아 참여시키고 있다면서 선정과정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복음엑스포네트워크 공연 기획을 맡고 있는 담당자가 참가 섭외를 공연 진행자로부터 받았다고 하자 말을 잇지 못했다. 덧붙여 본인들도 공연이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알고 그래서 일반 노래를 많이 섞고 있다한다.

종교다툼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단순히 본인들이 준비하고 진행되는 길거리공연이 아니지 않은가. 시예산으로 운영되고 진행되는 지역 축제의 장에서 공연내용 자체가 부흥회를 표방하고 있다면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 그로인해 문화의 거리를 찾는 많은 관람객들의 귓살을 찌푸리게 하고,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음을 운영측은 인지해야 한다. 주민들의 이 불평을 모르지 않고 있다는 관할 담당 공무원은 언제까지 지켜만보고 있을 것인가. 그들만의 공연이 되어 가고 있는, 관람객보다 관계자가 더 많은 문화의 거리 공연장, 이유는 다 있었던 게 아닌가?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