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생협 요리동아리 드림쿡

“소고기 먹을 때, 생강차 먹어야 한다는 것 아세요?”
“아니요~왜요?”
“생강차를 먹으면 소고기의 기름이 몸에 쌓이지 않고 녹는다네요.”
“아~그렇구나~~~”

 
순천아이쿱생협 요리동아리 '드림쿡'에서 요리하며 나누는 정보들이다. 순천생협 요리 동아리는 요리를 좋아하는 조합원 박고은 씨의(33세) 제안으로 3년 전 만들어졌다.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고은씨가 조합원들에게 보람을 줄 방도를 궁리하다가 생각한 것이었다.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조합원으로 가입하지만 구매를 조금만 하는 경우에는 ‘돈을 내는데, 조합이 나한테 해주는 것이 없어.., 물건만 사야 하나?’ 라고 생각하며 탈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사용하지 않는 기간 동안 정지하는 사람도 생긴다.

순천아이쿱생협은 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쉽게 조합에 접근하는 장을 열기 위해,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고 있다. 친환경 화장품을 만드는 동아리, 도시텃밭을 함께 하는 동아리, 퀼트동아리, 오카리나 동아리, 취미에 따라 다양하다. 2450명의 조합원 중에는 물건만 이용하고 마는 사람도 있지만,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고, 적극적으로 조합에 헌신하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동아리가 있지만 요리하는 동아리는 단연 인기다. 물건만 구매하는 사람은 협동조합의 즐거움과 의미를 배우고, 느낄 겨를이 없다. 활동에 참여하면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끼고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경제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참여하지 않으면 그 크고 오묘한 즐거움을 결코 알 길이 없다.

맛있게 한 요리를 더 멋스럽게 만드는 것은 마무리 데코레이션 
 

‘드림쿡’은 동아리로 모였지만, 자기들끼리만 놀지 않고 생협 안에서 봉사도 한다. 늘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고 있어서, 개발한 요리를 한 달에 한번 조합원들에게 선보이며 함께 정보를 공유한다. 함께 하는 요리에는 예측하지 못한 이야기가 모인 숫자만큼 다양하게 나온다. 즉석에서 집단지성이 발동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 요리동아리 드림쿡은 한 달에 한번 연구한 요리를 조합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주부들은 관심사인 먹을거리와 건강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육아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까지 풀어낸다. 각자의 경험을 풀어내는 대화를 들으며 남의 이야기를 통해 가만히 앉아서도 자신의 묵은 고민이 해결되기도 한다. 요리를 할때는 조합에서 일정액을 지원하고, 참가자들이 낸 돈을 모아서 재료를 준비하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재료를 구비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공간도 생협에서 제공해주며, 모임 일자도 참가자들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정한다.

지난 14년 동안 순천아이쿱생협이 나날이 조합원이 늘어나고, 물품 판매매장도 확장하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 온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으로 참여한 모두가 주인인 까닭이다. 다만 자기가 주인이라는 것을 자각한 사람만이 주인 행세를 하며 활기찬 기운을 누리며 살고 있다.

 

순천아이쿱생협이 지나온 길

순천아이쿱생협은 2000년 10월, 15명의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2000년 11월부터 조합원들에게 물품공급을 시작하고, 2001년 6월 28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현재 순천아이쿱생협이 운영하는 자연드림 매장의 월매출은 4억 6천만원 정도이고, 조합원은 2450명이다.

조합원들끼리의 소통을 위해 조합원이 속한 동네별로 마을 모임이 구성되어 있는데 마을모임은 20개, 취미별로 모인 동아리는 15개, 조합 활동 전반을 관장하는 교육, 홍보, 나눔, 식품, 물품 등 8개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순천지역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의 헌신이 있었다. 2000년 당시 박수진 준비위원장과 구영주 사무국장은 월급도 안 받고 근무했었다. 현재는 직원 3명, 상근활동가 3명,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자연드림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10명이다. 그뿐 아니다. 순천아이쿱생협이 모태가 되어 2002년 광양아이쿱생협과 여수YMCA아이쿱생협이 분할되었고, 2005년 순천YMCA아이쿱생협이 분할되어 광양, 여수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물품을 공급받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순천아이쿱생협은 5월 8일 조례동 법원근처에 친환경,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자연이 드리는 밥상’ 이라는 식당을 개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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