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해마다 겨울철이면 주기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한다. 이러한 기상예보가 있을 때면 눈 소식이 전해진다. 특히, 서해5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남북도 해안지방에 눈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도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바다가 있는 나라에서는 많은 눈이 내린다. 영국, 일본 연안 등이 대표적이다. 차가운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날 때 온도 차로 인해 눈이 생긴다. 차가운 공기가 바다 위를 지나면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위로 상승하고 동시에 냉각되어, 수증기가 응축됨으로써 구름이 만들어진다. 강한 바람에 의해 구름이 육지까지 이동하여 오면 산의 경사면으로 오르면서 많은 눈이 내리기도 한다.
 
바다에 의해 눈이 발생하려면 일정한 기상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바다 위를 지나는 대기 온도와 바닷물의 온도 차이가 약 13℃ 이상은 되어야 한다. 이 정도 온도 차가 되면 해수면 위의 열과 수증기가 수직으로 활발히 공급되어 대기 불안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바닷물 온도가 10℃이고, 바다 위 상공 약 1,500m의 대기 온도가 -4℃ ~ -5℃ 정도라면 양쪽의 온도 차이가 13℃ 이상이 되어 대기가 불안정해진다는 의미이다. 연구에 의하면 온도 차이가 약 18℃ ~ 23℃ 정도 차이를 보일 때 바다 효과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 효과가 발생하기 위한 또 하나 추가 조건은 온도 차뿐만 아니라 물 위의 차가운 공기가 약 1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조건도 필요하다.

눈 내리는 것을 처음 보면 마치 오리털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대설을 경험한 사람들은 눈의 무게가 보통이 아님을 잘 안다. 눈 무게는 눈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당연히 습기를 많이 머금은 눈(습성 눈)이 적게 머금은 눈(건성 눈)보다 더 무겁다. 눈이 적게 내린 경우와 많이 내린 경우, 즉 적설량에 따라서도 눈 무게가 달라진다.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는 쌓인 양이 적어서 밀도가 0.1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눈이 계속 내려 많이 쌓이게 되면 밀도는 0.3에서 0.5 정도로 커지게 된다. 눈의 무게는 눈의 종류, 밀도에 따라 다르지만, 건축분야에서 일반적 기준으로 삼고 있는 무게는 1㎡에 적설 1cm가 쌓인 경우에 대략 2kg 정도로 계산한다. 예를 들면, 총면적이 99㎡인 2층 주택에서 지붕 면적이 33㎡이고, 내린 눈의 양이 10cm라면 33㎡×2kg×10cm=660kg의 하중이 지붕을 누르는 것이 된다. 따라서 눈의 무게로 인한 인명사고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눈이 자주 내리는 계절인 만큼 목조주택, 창고, 비닐하우스 등 구조물 지붕 위에 쌓인 눈을 혼자서 치우다가 떨어지는 사고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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