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유상용·스기에 유지의‘사람의 본성에 맞는 사회’

 
“정다운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의심이나 경계가 필요 없어지고, 격차나 울타리 없이 친숙하게 마음으로부터 서로 허물없이 사귀며 지낼 수 있는 사회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에 나오는 한 문장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한 중소도시인 스즈카 시에 as one community가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2000년에 약 50가족 정도가 모여 살기 시작해서 지금 현재는 약 200여명의 사람들이 사이좋은 관계, 사이좋은 사회를 목표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가 사이좋은 관계, 사이좋은 사회를 강조하는 데에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가 좋지 못하면 그 시스템과 조직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발생해도 무너지지 않을 관계가 마련된다면 그 사회나 조직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 또한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공동체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측면과 제도적인 측면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의식적으로는 사이엔즈라는 사고방식이 일상 속에서 생활화되고,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예로 제가 2013년 1월에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지역화폐로 물건을 주고 받는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7개월 뒤에 다시 방문했을 때에는 교환수단이 전혀 필요없이 선물로 물건을 주고 받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이 공동체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다운 사회가 무엇인지, 그 정다운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는지, 정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인식론적 배경이 되는 사이엔즈라는 사고방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현재의 모습과 그곳을 탐방했던 이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씨의 탐방기, 이 공동체의 사상적 배경이 된 야마기시즘에 대해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유상용 씨가 쓴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최근에는 as one community의 실험과 시도들이 한국에도 널리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유상용 씨가 한국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매년 2회 정도 사이엔즈 연구소 연구원들이 직접 한국에 와서 코스를 진행하고 있고, 일 년에 1~2회씩 에즈원 커뮤니티를 탐방하고, 몇몇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직접 그 공동체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청년 허브에서 as one community 멤버를 초대해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인천 검암에서 공동주거 실험을 하고 있는 '우동사(우리동네사람들)’  청년들이 교육 코스에 참가하고 커뮤니티 탐방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순천이라는 곳에서 언론협동조합을 매개로 ‘정다운 사회’를 꿈꾸고 있는 조합원이나 누구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스기에 유지 씨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혼자서 읽지 말고 같이 읽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매개로 아름다운 사회를 함께 꿈꿔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임경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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