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봉/사/체/험/기

오늘은 처음으로 월곡마을에 살고 있는 중국이주여성인 신시아씨 집에 찾아갔다. 신시아씨 댁에는 6세인 하진이와 4세인 유나가 있다. 작년부터 남부교회에서 합창단봉사를 하며 이미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고 쉽게 적응하며 놀 수 있었다.

 
아이들이 유치원생이다보니 방학을 일찍 해서 방학숙제를 봐주는데, 하진이가 아직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라서 엄마도 많이 걱정하는데 자신도 모르니 알려줄 길이 없어 답답해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 방학동안 하진이에게 한글을 알려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방학숙제를 끝내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영어교과서를 읽는데 한글보다 더 능숙하게 읽어서 깜짝 놀랐다. 요즘에 정말 영어교육을 너무 중요하게 여겨 가르친다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진 않지만 모국어보다 먼저 배운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유치원 어린이집만이라도 아이들에게 한글을 먼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공부를 끝마치고 놀기 시작했다. 장애물달리기도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자동차 조립하는 놀이도 했다. 아무래도 집이 주택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되고 조용히 안 해도 돼서 그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정신없이 놀다보니 약속시간이 다 되었지만 아이들이 너무 아쉬워하는 것 같아서 약1시간가량 더 놀다가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오늘 봉사를 갔다와보니 역시 아이들은 다 똑같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두 번 느꼈다. 아무래도 아직 다문화 가정을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 때문에 이주여성인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교 보낼 때 혹시라도 자신의 아이들이 왕따를 당할까 적응을 못할까봐 많은 걱정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제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 같은 사람이라고 받아들여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식을 낳고 살아가기 편안한 좋은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순천강남여자고등학교 1학년  박진하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