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풀뿌리교육자치지원센터 탐방

박발진 편집위원

 

지난 6월 21일 오후 순천시 조곡동 철도마을까페 2층 교육실에 전남 각지에서 모인 초중등 교사, 교육청 관계자, 행정공무원 등 서른 명 남짓 모여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이날은 ‘순천풀뿌리교육자치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주관하여 서울시장의 교육특보이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협력관인 박동국 교사의 ‘마을교육공동체로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강사는 학교와 마을의 협력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청소년활동 진흥법에 따라 읍·면·동에 ‘청소년문화의 집을 설치·운영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지금은 교육청과 행정당국, 학교를 연결하는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 지원 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강연 말미에 서울의 실천 사례를 어떻게 전남 지역에 적용할 것인지 질의 응답이 있었다. 

이후 곧바로 강사와 함께 ‘순천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6차 실무협의회’가 열렸다. 순천시, 순천교육지원청, 그리고 지원센터의 담당자들이 모여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였다. 

 

 

‘순천풀뿌리교육자치지원센터’가 움직인다

 

‘지원센터’는 장석웅 전남교육감과 허석 순천시장의 ‘마을교육공동체’ 선거 공약이 배경이 되고 ‘순천마을학교지원센터’가 2018년 교육부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촉발되었다.

 

그 결과 전남에서는 순천에서 최초로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인 ‘지원센터’가 작년 10월 탄생하였다. 그 중심에 임경환 센터장과 김현주 사무국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올 4월에는 순천시가 공식적으로 민간위탁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순천풀뿌리교육자치지원센터’로 확대 발전하였다. ‘지원센터’는 순천형 마을교육공동체의 정착과 새로운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해 민관학(民官學) 거버넌스를 뿌리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5차에 걸친 마을교육공동체 월례포럼을 비롯하여 8차례의 ‘지역교육력회복실천공동체(이하 공동체)’ 정담회, 각종 강연과 선진지 견학, 간담회, 혁신 연수와 배움 여행, 활동가 역량 강화 모임 등 50여 회의 행사를 치렀다.

 

절망적인 경쟁 교육 극복, 희망은 지역교육력 회복에 있다

 

‘지원센터’의 지난 8개월의 고군분투의 성과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제 막 ‘지원센터’가 나아갈 방향을 잡고 지역의 다양한 교육 의제를 개발하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터전을 닦고 있다. 지난 시절 우리 교육이 산업사회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지만, 학생들의 인격적 성숙과 행복은 소외되고 입시 중심으로 치달으면서 엄청난 사교육비의 증가를 초래하였다. 산업 구조가 급속도로 바뀌고 출산력이 저하되는 21세기 환경에는 기존의 학교와 학원을 맴도는 경쟁적 입시 교육은 진정한 학력이 될 수 없다는 반성이 일기 시작했다. 지금 세계 각국이 학교 담장을 허물고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합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있다.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는 학부모나 교육 당국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새로운 교육을 바라는 지역 사회의 ‘지원센터’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매우 크다. 

 

 

다음은 지원센터와 일문일답이다.

기자: “두 분께서 이 일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김 국장: “2014년부터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시작해서 십대들의 행복에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특히 장석웅 교육감이 말하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혁신전남교육'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임경환 샘의 설득도 있었고요.”

 

기자: “지원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역점 사업이라면?”
임 센터장: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이 활성화되려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교육력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민관학 거버넌스 교육공동체가 튼튼하게 설 수 있습니다. 더불어 풍부한 마을교육자원을 발굴하고, 마을학교 강사를 양성하는 것이 주요 사업입니다.”

 

기자: “지원센터에서 일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어려운 점을 듣고 싶습니다”
김 국장: “'공동체'가 작년 10월부터 매월 1회(셋째주 화요일, 오후 7시) 20여 명이 모여 마을교육공동체를 고민하고, 다양한 교육의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습니다. 풀뿌리 교육자치가 어떻게 뿌리 내려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튼튼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많지만 무엇보다 교육청, 지자체, 중간지원조직 간의 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진정성 있는 만남을 통해 협업의 질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자: “시당국이나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을까요?”
임 센터장: “지난 시절 명문대를 많이 보냈던 시절의 교육도시 순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말했습니다. 입시제도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과 차별 교육이 아닌,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각자가 지닌 꿈과 끼를 발휘하게 하는 교육,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지역 아이들이 자신들의 꿈과 끼를 발휘하도록 순천지역의 곳곳이 배움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 교육 지출 예산이 더 많이 마을교육공동체에 쓰였으면 합니다. 시민들 또한 마을교육 강사로서 순천의 자연, 생태환경, 역사문화, 창의적 교육활동 등에 적극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자 : “마지막으로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중요한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임 센터장·김 국장: “순천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조성 공모사업'을 했습니다. 마을학교 시범 운영, 마을학교 씨앗동아리 운영, 순천형 특색교육 운영 등 36 개의 마을교육공동체 공모사업이 선정됐습니다. 이들을 돕는 5명의 마을코디네이터와 함께 순천형 마을교육공동체 뿌리내리기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마을학교 강사 양성과 역량 강화 활동을 진행하고, 민관학 거버넌스의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연대가 잘 되도록 하겠습니다.” 

 박발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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