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백일장 고등학생 운문 최우수] 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배윤서

 

그날의 편지 - 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배윤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그대들 안녕하신가요.
여기는 신군부 폭력에 저항하다 쓰러져간 한의 도시, 80년 5월 광주입니다. 
총성과 잔인한 폭력으로 얼룩진 도시의 거리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서로를 의지하며 싸웠던 우리.
차디찬 주먹밥을 먹으며 힘을 내었던 우리.
프라하의 봄을 안고 빛고을의 봄을 그렸전 우리.
우리들의 꿈은 송두리째 빼앗기고, 
생활의 터전은 잿더미가 되었지만, 
인간적인 의무를 버릴 수 없었던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밥을 향해 용기 내어 전진, 또 전진.

 

내가 영영 사라져 간다 해도 놓을 수 없었던 우리들의 자유.
착취와 억압으로 가두었던 그들은 아직도 우리를 폭로로 몰아.
80년 5월, 금남로 거리에서 울부짖었던 열여덟 소녀는 소리 높여 외쳐봐. 
찢기고, 밟혀버린 우리들의 자유는 결코 죽지 않았다고. 
세찬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풀뿌리라고. 

 

오늘을 살고 있는 열여덟의 소녀여.
오늘의 그대가 과거의 나의 젊음이었으면 좋겠어.
못다 핀 우리들의 부푼 희망의 꿈을 아낌없이, 아낌없이 피워 주오.
먼 훗날, 그대의 자유와 내 자유가 만나.
민주주의 새 역사를 써나간 그날을 기억하며 환하게 웃어 봐.

 

우리들이 간절히 원하는 평화가.
그대들의 세상에서.
망월동 길목, 하얀 이팝나무 꽃처럼 밝게 피어나길 빌어 봐.

 

오늘을 사는 그대들, 안녕.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