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백일장 중학생 운문 최우수] 순천별량중학교 3학년 박찬서

 

탄지꽃 - 순천별량중학교 3학년 박찬서

 

어둠이 걷혀지자 빛이 쏟아진다. 
잠시 시야에 비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동안의 장면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끝을 헤아릴 수 없었는 짙은 어둠을 독식할 수 있었던 빛의 장난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빛 뒤에 있어서 
장미는 자신이 말라 비틀어져 갈 때에도, 
꽃잎이 밟히고, 찢기고, 뜯기며 
붉은 물이 스려들기까지 하면서도 
그 줄기와 가시만은 꼿꼿하게 뻗어 있었다. 

 

짧게 슬퍼하고 길게 분노한다. 
깊은 분노, 슬픔, 원망이 들끓어 올라 가시마저 시들 때엔, 
그 때엔.
가을이 서서히 찾아와
아름다운 탄지꽃 한 송이가 그자리에 피어났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