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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 10·19 70주년 평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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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호] 승인 2019.01.08  15: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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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단체 중심의 주도에서 벗어나야..."

   
▲ 역사연구자 주철희

2108년은 여순항쟁 70주년의 해였다. 진실을 밝히려는 20년의 노정에서 올해 여순항쟁 70주년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여러 성과 중에 가장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학문적 성과이다. 2017년 펴낸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를 통해 그동안 족쇄처럼 따라 다녔던 ‘반란’이란 굴레를 벗어나 새롭게 성격을 규명했다. 학계에서 주목했고, 관행처럼 여겼던 여순항쟁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을 부여했다.
두 번째는 개인 또는 단체에서 주도한 프로그램이 연일 계속되었다. 특정단체 주도로 위령제 중심의 사업을 탈피하고 시민과 함께하려는 프로그램이었다. 
세 번째는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이다. 여수MBC, 순천KBS의 방송을 비롯하여 CJ호남방송, KTV국민정책방송에서도 특집프로그램을 편성했다. 
네 번째는 전국적인 관심이다. 여순항쟁의 역사적 현장을 찾아 서울, 광주, 전주, 대전, 제주 등 전국에서 여수와 순천을 다녀갔으며, 여순항쟁을 바로 알기 일환으로 곳곳에서 초청 강연이 있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분명했다. 여수시가 결성한 ‘여순사건 70주년 기념 시민추진위원회’는 70-80년대 공안정국에서나 있을 범한 일이었다.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관변단체 주도 위령제는 불협화음으로 끝났다. 또한 여순항쟁 70주년 행사가 대체로 여수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순천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미처 행사를 준비 못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특정 단체 중심의 주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순10·19  70주년, 지역 사회의 열정을 역사는 기억할 것"

여순10·19 70주년을 맞아, 70년 동안 치룬 행사보다 더 많은 행사가 진행되었다. 특별법 제정

   
▲ 순천대학교 여순연구소
연구원 최성문

을 촉구하는 전남지역 교수들의 기자회견과 범국민서명운동 그리고 청와대 국민청원, 지역방송들의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방영, 70주년 기념사업회 발족, 전국문학인 여수대회, 인간띠잇기 행사, 순천대학교의 학술세미나와 평론집·잡지 발간, 창작오페라 공연, 영화 상영, 여수~순천~서울로 이어지는 자전거 전국순례단, 국회에서의 학술세미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위령제, 도올 김용옥 선생의 특별 강연 등 지역을 넘어 광주, 제주, 서울 곳곳에서 여순10·19의 진실을 찾기 위한 모든 열정을 다 쏟아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순10·19는 여전히 ‘반란’의 역사로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 속에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순10·19가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제주4·3에 비해 아직까지도 ‘반란’으로 남아있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지역의 문제에 국한해서 본다면, 먼저 떠 오르는 것은 여순10·19를 들려줄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제주4·3은 식게(제사)를 통해 도민 전체가 살아 있는 연구자, 증언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순10·19는 특정인 몇몇 빼고는 지역에서 말해 줄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다. 여순10·19유적지 해설사,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다음으로는 지역적 통합이 어렵다는 점이다. 제주4·3은 지역의 동일성을 가지고 있지만, 여순10·19는 전남 동부지역만 보더라도 지역에 따라 상황인식과 대응방식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유족회만 해도 제주의 경우에는 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이 지역은 지역마다 유족회가 있어서 통합을 이루어내기가 어렵다. 유족회뿐만 아니라 지자체, 시의회, 시민단체 등 동일한 역사적 사건에 대응하는 지역 시스템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다. 여순10·19 관련 단체를 통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역을 넘어 여순10·19의 진실을 지속적으로 찾기 위한 전국적 네트워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제주4·3은 제주 출신들이 서울에서, 일본에서 모여 단체를 만들고 몇 십 년을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이에 비해 여순10·19는 지역 내에서만 활동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여순10·19 관련 단체가 없다는 것은 여순10·19의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거창한 단체가 아니더라도 여순10·19특별법 제정을 돕기 위한 국회-지역의 연락사무소라도 서울에 개설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여순10·19의 예술적 형상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폭동으로 씌어진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이 드러나고 누구나 거론할 수 있는 담론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한 것은 현기영의 <순이삼촌>, 안치환의 <잠들지 않는 남도> 등 예술적 형상화를 통한 감성적 접근이었다. 여순10·19를 형상화한 소설, 시, 음악 등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존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기존의 형상물들을 널리 알리는 작업, 그리고 여순10·19를 다양한 장르로 새롭게 창작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일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주4·3에 비해 너무나도 다른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는 여순10·19의 한계와 앞으로의 노력에 대해 지역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시민들, 유족회, 시민단체, 지자체, 학계, 정치인 등 지역사회가 여순10·19를 맞아 모든 것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여순10·19 진실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이러한 열정들이 모여 현재 국회에는 5개의 여순10·19특별법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발의(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성과의 기저에는 특별법 제정, 역사적 진실을 갈망하는 지역 사회의 여순10·19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여순10·19 70주년, 지역 사회가 펼쳤던 열정을......

 

"시민들의 공감대를 결집하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야..."

   
▲ 순천 시의회 여순10·19 사건 특별 위원회
위원장 오광목

올해 70주년을 맞는 여순10·19사건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대표 발의하며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여순10·19의 특별법 제정에 미력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하였습니다.
여수·순천·광양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여순사건 특별법제정 범국민연대와의 간담회를 필두로 여순사건 홍보 참여 등 범국민연대 캠프 활동에 함께 동참하였으며, “주철희 박사 특별강연 및 공감토크”를 진행하여 지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단체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였고, 여순10·19 특별법제정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과 순천도심 인간띠 잇기 행사를 범국민연대와 함께 추진하였습니다.
9월 3일 여순사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10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쉬지않고 달려왔는데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하지 못해 전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한 점이 정말 많이 아쉽습니다. 
우리 의회에서는 지역의 가슴 아픈 역사인 여순사건의 진실을 밝혀 억울하게 고통받는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해줄 수 있도록,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결집하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여 특별법 제정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주체를 만드는 일에 더 힘을 쏟아야..."

여순10·19항쟁으로 많은 지역민들이 학살당했지만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위로받지 못하고 있

   
▲ 여순10·19 사건 특별법제정 범국민연대
박선택순천사무국장

다. 그들의 아픔과 억울함을 풀어줄 주체는 누구인가?
  금년 여순10·19항쟁 70주년을 겪으며 가장 고민되는 주제였다. 몇 년 전 순천에서 시민사회와 유족이 만나 이 사건을 시민의 장으로 끌어냈었다. 
제주4·3이 국가와 국민의 곁으로 다가가는 것도 지켜봤다. 부러울 따름이었다. 오래전 일이고 너무 광범위하게 자행된 사건이었기에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물어야 바로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믿었다.  
특별법제정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청원을 했다. 결과는 만 명도 채 되지못한 침몰이었다. 방식의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대중들은 이 사건에 가까이 있지 않음을 알았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처음부터 출발이 틀렸었다. 당위성은 현실성을 앞서가지 못한다. 세심히 설명하고 공감하고 겪어보고 함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함을 오래 전부터 공유해 왔어야 했다. 그러나 없었다. 당위성만 가지고 모래성을 쌓은 것이다. 구태함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함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꿈만 쫒다 헤매었다. 전략도 전술도 없었다. 전라남도, 도의회, 각 시군의회, 전국적 조직 등을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들도 여순10·19 해결을 또 다른 사안의 일부로 알 뿐 전력을 다해 함께 해주지 못했다.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고 그렇게 참여토록 했어야 하는데... 결국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 주체는 누구인가? 국민주체다. 몇몇 시민단체나 유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민주체를 만들어감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제 1차전을 치뤘다. 다시 처음의 자세로 겸손하고 세심하게 질기게 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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