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호
순천대 인문학술원장

최근 서남대가 폐지되면서 남원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학교부지는 폐허가 되었고 학교주변 원룸건물과 상가들도 붕괴되었다. 이웃 여수시에서도 여수대학교가 전남대학교와 통합된 후 입학정원 규모 축소와 재정투자 축소로 지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05년 여수대 입학정원 1,219명이 10년이 지난 뒤 750명으로 38.4% 축소되었다. 10년 동안 여수대학교 일반회계 재정규모도 2005년 87억 원에서 2014년 31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학생 한명이 지역사회에 유발하는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2008년 강원연구원 연구보고서 ‘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대학생 한명이 유발하는 경제적 효과는 월 81만 7,750 원이고 1년에 약 1,000만 원 정도가 된다. 순천대학교 재적학생들이 만 명 정도 되니 1년에 약 1,000억 정도 지역사회에 경제적 효과를 끼치는 셈이다. 여기에 순천대학교 예산이 연 1,200억 정도 되니 순천대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유발효과는 1년에 약2,200억 정도이다. 이는 2017년도 순천시 본예산 1조 21억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순천대학교가 사라질 경우 순천시가 입을 타격은 여수와 남원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순천대학교는 전남동부지역에 있는 입학정원이 1,000명이 넘는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교이다. 이러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순천대학교가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지역사회를 실망시킨 것은 순천대학교 구성원 전체의 책임이다. 그동안 잘못 운영된 여러 측면들을 순천대학교 구성원 전체가 철저히 분석하고, 처절하게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그럴 때 순천대학교는 다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순천대학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빠르게 가지게 되었다. 조선대, 한국해양대, 한경대, 경남과기대 등과 다르게 학내구성원들의 진지한 고민과 박진성 총장의 전향적인 결단을 통해 순천대학교는 정상화의 길로 빠르게 들어서게 되었다. 지난 9월 14일에 마감한 2019년 대학수시입학전형이 작년 경쟁율보다 상승한 4.89대 1로 마감한 것도 지역사회가 순천대학교의 자구노력에 신뢰를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순천대학교에 순천시가 연 10억씩 5년 동안 지원해주기로 한 결정에 순천대학교 구성원의 한명으로 깊이 감사드린다. 순천대학교 구성원들은 순천시와 순천시민들의 애정과 지원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순천대학교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적극 재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먼저 순천대학교 구성원들이 대학에 안주하면서 지역문제에 소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330여명의 교수들은 자신들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분야뿐만 아니라 시민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세금과 지역의 지원에 힘입어 운영되는 대학이라는 점을 대학구성원들이 자각하여, 순천지역을 비롯한 전남동부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도 순천대학교가 지역으로 적극적으로 들어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순천대학교는 국립대학교여서 전국에서 우수한 교수들이 모여 들기 때문에 지역에 연고를 가지고 있는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따라서 새로 부임하거나 그동안 지역과 관계를 갖지 못한 교수들이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대해주면 지속적인 상호협력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상호협력은 순천대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고, 순천대학교 발전은 순천지역 및 전남동부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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