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광장신문 창간 이후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조합이 운영하고 지면으로 발행하는 동네 신문이라니.

조합원이 늘어나고 해마다 체육대회,  송년 음악회, 총회 등 조합의 즐거운 에너지들이 넘쳐나는 즐거운 한 때였다. 재정은 늘 그랬듯 어려웠지만,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 마음 부자의 밑천 같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우리에게는 있었다.

그런데 신문 발행이 계속될수록, 함께 꿈꾸고 의기투합했던 마음들이 흩어져 갔다.

조합원들이 진정 기대하는 정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굳이 광장신문이어야 할 이유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 특히 선거 정국이 되면 어김없이 신문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안타까운 비판들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아 갔다.

하지만 신문 제작은 그래도 폼 나는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지적질조차도 조심스러워 했다. 주인이면서도 안방을 내주고 더부살이 하는 기분이랄까. 조합원들과 신문사이의 내밀한 연정들이 그렇게 식어가고 있었다.

이 와중에 극심한 재정난으로 기자와 편집국 조직이 해체되고 말았다. 어려운 중에도 신문제작 환경은 지켜내고 싶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기서 멈춰서야 할 것인가? 우리의 실험은 여기까지인가?

그랬다. 조합은 지난 시간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오고 있었다. 일상의 삶들을 써내고, 지역의 자치 행정을 취재하고 분석하고, 통일 다음의 시대를 통찰하는 지성 집단들이 우리 안에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힘들을 모아 신문제작의 통념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조합원들이 기획하고 지면들을 채워내고 있다. 아직 서툰 걸음 이지만.

상식의 벽을 허물면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고 했던가.
지금 신문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좌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언론협동조합은, 벽을 뛰어 넘는 유쾌한 전복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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