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의 열정은 식지 않아야 한다.

▲ 김옥서
순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광장신문 발기인들과 초창기 조합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을 상기해 보자.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2013년 당시 대다수 신문 주재기자들의 모습은 기레기(기자+쓰레기) 라고 불리웠다. 3개나 되는 기자협회 사무실에는 몇몇 기자들을 제외하고 외부에서 주는 보도자료로 기사를 쓰는 한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한겨레신문처럼 시민이 주인되는 제대로 된 언론을 이심전심으로 갈망했고, 순수한 열정으로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다.

5년이 지난 지금의 광장신문은 주간이나 격주로 발행되면서도 2명의 기자들이 그 기간동안 무얼 취재하고 기사를 올렸는지? 다른 신문처럼 시민단체에서 낸 보도자료 수준의 기사정도만 올린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심지어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마저 짤막하게 지면 중간이나 한쪽에 올렸다. 매일 발행하는 정보지보다 읽을게 없다는 심한 모욕에 가까운 혹평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직필정론’이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기에 순천시민들은 광장신문이 순천시의 제반 행정이나 시의원들을 질책하고 때론 고발도 하는 속이 후련한 신문이길 바랐다. 다음 호에는 무슨 기사가 실릴까? 시민들이 기다리고 공무원과 의원들이 두려워하는 신문이길 기대하고 조합비(구독료)를 기꺼이 내고 일일호프 행사 등에도 참여하곤 하였다.

광장신문 발기 때부터 4차혁명시대, 1인 미디어시대 등 다매체 시대가 오니 종이신문은 재정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부분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수 많은 고민들은 하였지만 개혁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재정적인 어려움과 조합원들과 독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로에 선 광장신문의 활로는 있을까?
전국 최초 협동조합신문인 광장신문은 온전히 순천인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어야 한다. 거의 모든 지면이 순천과 관련된 기사로 채워져야 한다. 전국적인 정치뉴스나 사회문제는 스마트폰 등으로 빠르게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문화면과 컬럼사설 등도 훨씬 수준 있는 집필진의 글을 다른 매체에서 읽을 수 있다.

지면이 8면이고 12면이면 어떤가? 일주일 동안 기자 1~2명이 순천시의 제반 행정(정보)과 의회 활동에 대해 비판기사나 대안적인 내용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생생한 기사를 올리면 기다려지는 신문이 되리라 확신한다.

순천시의 제반 낭비성, 반생태적인 공사나 정책을 제보하고 기사화·공론화되어 시정되면, 광장신문만이 순천시민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언론이라고 회자될 것이다. 예를 들면, 순천만국가정원의 현주소,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실태와 문제점, 순천시 하수관거(BTL사업) 공사의 점검 및 감독(부실시공) 현황, 해마다 반복되는 보도블럭 교체공사 현황과 예산 등 시민들의 궁금증을 밝혀주는 기사를 기대하고 싶다. 시민들의 알권리가 충족될 때 시민 스스로 광장신문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독자와 광고 수익도 늘어날 것이다.

4~5개 지면은 순천시민의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인문학 강좌 일정을 올리고, 순천의 명승지와 현재 상황, 수백 개의 마을 탐방 등을 심층 취재하여 실으면 좋겠다. 마을의 역사와 탐방기사는 훗날 단행본으로 출간하면 순천시민과 관광객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광장신문은 발기인들의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지역 언론을 갖고자 하는 조합원과 독자들의 염원에 부응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과 병행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교사 등 퇴직공직자나 은퇴자들의 아름다운 재능기부도 위기 극복의 한 방편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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