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호
    순천복성고 교사

제7회 지방자치선거가 끝났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더불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두 가지 정치혁신의 사례가 눈에 띈다. 필자는 정치혁신의 무지개가 떴다고 본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은 단연 구미시이다. 구미시장은 지금껏 수구세력들이 당선되었는데 이번에는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었다.

연합뉴스 6월 17일자에 의하면 그는 의견수렴과정을 거치겠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박정희 고향에서 새마을과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더 나아가서 장 당선인은 907억원을 들여 완공했지만, 준공식조차 하지 못하는 박정희 생가 옆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활용과 관련 “큰 금액을 투입한 데다 매년 60억원의 운영비까지 필요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지금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관시켜왔는데 다른 쪽으로 브랜드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 형인 박상희 독립운동가의 캐릭터를 활용해 경북민족독립운동기념관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상희는 대구와 인근 주민들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일으킨 대구10월 사건에 앞장선 인물이다. 구미시장 당선자의 역사가다운 안목이 엿보인다.

원래 대구가 보수적인 도시가 아니었다. 그러나 박정희가 실권을 쥔 이래 반공을 전면에 내세워 군사문화를 주입하여서 적과 아를 구분하고 또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집권해왔다. 어떻게든 국민통합을 막고 자신들이 정통성을 반공에 걸고 민족 분열을 조장해왔던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평화회담을 통해 진정한 한반도의 봄이 우리 의식을 깨어나게 했다. 그래서 분단을 빌미로 개인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를 우선 하는 국가주의와 거짓된 정보로 국민을 기만하면서 유지되어온 반북의식은 더 이상 쓸모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 바로 구미시 선거이고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 젊은이들이다.

또 하나의 혁신적인 사례가 서울시장 선거이다. 결과는 박원순 시장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되었지만 주목을 끄는 것은 녹색당의 신지예 후보이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도 초청받지 못했는데 성평등 의제로 돌풍을 일으켜서 득표율 1.67%로 4위를 차지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청소년들의 모의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1,000여명 정도만 표집 하여 모의투표를 했다하더라도 다음 선거에서는 상당한 약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신지예 후보가 주장한 ‘성평등 계약제’ 공약이 올 하반기께 박원순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에서 도입될 예정이라는 한겨레신문의 6월 17일자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신선한 공약이 주목을 끌고 이를 겸허하게 정책에 반영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른 지역의 모습과 견주어 보았을 때 우리 지역의 정치판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꺼리를 준다. 그 전부터 늘 생각해온 바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좀 채로 성장하지 못하고 공약은 구태의연하다. 쉽게 말해서 이익과 노선에 따라 모이고 헤어져서 자기 집단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양새가 아직도 만연하고 있다. 그러한 이합집산의 성공여부가 어떤 공약 보다 당선을 보증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지역에서의 선거인들 이러한 이합집산이 없을까마는 그 양상에 있어서 순천이 더욱 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느낌일까? 기존 정치인들의 의식의 대전환과 새롭게 발돋움 하는 젊은 정치인들의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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