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박영집의 음/악/이/야/기

현재 독일 출신 남성 첼리스트 세 명이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알반 게르하르트(Alban Gerhardt), 요하네스 모저(Johannes Moser), 그리고 다니엘 뮐러 쇼트(Daniel Müller-Schott, 이하 다니엘)가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1976년 뮌헨 출신의 다니엘은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로 신예라기에는 나이가 많은 중년이다.

예전에는 음악가들이 데뷔 무대를 가지기 전에 음반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고 애호가들의 요구가 있어서 초청 연주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요요마, 미샤 마이스키만 하더라도 어린 시절에는 음반 활동을 먼저 하다가 애호가들을 통해서 많이 알려지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음반 산업의 침체로 인해 젊은 연주자를 바로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EMI에서 음반을 낸 첼리스트 장한나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신동 마케팅을 통한 홍보의 덕을 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

스승(후견인)과 악기라는 운명적 만남
출중한 외모를 가진 다니엘은 하인리히 쉬프와 스티븐 이설리스에게 사사했다.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배운 흔적이 묻어있는데, 쉬프의 고전적인 우아함과 이설리스의 낭만적인 매력이 배어있음을 알 수 있다.

1992년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후 무터재단(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의 안네 소피 무터에 의해 설립)에서 후원을 받으며 등장하게 된다. 그때 고프릴러라는 악기도 후원을 받게 되는데 다니엘은 그 명기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음악적 표현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좋은 첼로는 연주자와 교감한다. 스스로 약진하고 스스로 찬란히 피었다가 스스로 낙화할줄 아는 악기야 말로 명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첼로는 연주자에게 굴종하지 않는다. 동격의 위치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찾으라고 손짓한다.

첼리스트와 운동
신기하리만치 남성 첼리스트들의 목소리는 악기를 닮았다. 다니엘 또한 깊은 저음인데 연주할 때 첼로가 다니엘인지, 이야기 할 때 다니엘이 첼로인지 모른다.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흥얼거리면서, 기품의 깊고 어두운 통소리를 닮아가고 싶은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연주하는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를 들으면 세련되고 격조 높은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남자 첼리스트들은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경우가 많다. 조영창 선생님의 경우 농구를 즐기고, 양성원 선생님의 경우 스키를 타는데,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연주자도 많다. 남성 첼리스들이 익사이팅한 운동을 즐기는 이유는 아마도 첼로라는 큰 악기를 다루면서 보다 더 해소를 원하고 역동적인 운동속에서 또 다른 집중력을 기르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다니엘은 2천년 중반부터 십여 년간 독일 축구 대표팀 주장인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과 친분이 두터워서 분데스리가 비시즌 때 축구를 즐긴다.

예술노동을 하는 음악가들에겐 신체의 활동을 끌어 올려서 몸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가에게 매일 하는 루틴이 스트레스 해소와 음악에 상당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리라. 방전을 하지 않으면 충전되지 않는다는 사실. 어제의 연주를 버려야 오늘 새로운 연주를 하지 않겠나.

[Youtube 링크]
추천음악 ;

https://youtu.be/8OOmlGa6Ca0
https://youtu.be/c9MGyXGDv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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