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 글은 ‘사랑어린학교’ 7,8학년 아이들이 관옥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채록하여 부분 정리한 것입니다.


 사랑어린 연금술사 이야기1

연금술사가 뭐하는 사람인 줄 아니? 아는 사람 있으면 말해다오. (금을 직접 자기가 파서 만드는 사람 아니에요?) 뭘로? (돌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돌에다 어떤 작용을 해서 평범한 돌을 금으로 바꾸는 사람, 또는 그런 일을 연구하는 사람을 연금술사라 그러지.

왜 사람들이 돌을 금으로 바꾸려고 할까? 생각해봐. (돈 벌고 싶어서요.) 다시 말해 돌에는 별로 가치가 없어. 그런데 금에는 가치가 있어. 그러니까 별로 가치가 없는 돌멩이를 가치가 많은 금으로 바꾸면 얼마나 좋아. 연금술사들이 그렇게 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성공을 해본 적이 없어.

돌을 금으로 바꾸진 못했어. 그 방법이 발견되었으면 그 사람은 아마 떼부자가 되었을거야. 그럼 금이 엄청나게 많아지겠지? 그럼 가치가 없지 뭐. 하나마나야. 묘하지? 안 되는걸 해보는 거야.

가치가 없는 것을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건 참 좋은 일이지? 어떻게 하면 보통 흔하게 아무데나 있을 수 있는 평범한 나를 특별하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그게 너희들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하는데 어때? 흔해빠진 인간이 아니라 아주 고귀하고 값이 큰 사람으로 나를 바꾸는거야. 그럼 ‘나는 사랑어린 연금술사’라 말할 수 있지.

다른 사람을 바꾸기 전에 나를 먼저 바꾸는 거야. 이것은 겉의 모양을 바꾸는 게 아니라 속의 내용을 바꾸는 거야. 겉의 모양도 물론 바꿔지지. 사람도 마찬가지야. 너희들 몸뚱아리를 봐라. 너희들 돌사진이 있을거야. 지금하고 다르지? 초등학교 입학 때 사진하고 지금 내 모습하고는 다르지? 앞으로 할아버지만큼 나이가 들면 또 모습이 달라질 거야. 사람 겉모습은 계속 바뀌어. 고정돼 있지 않아. 그런데 사람의 겉모습만 그런 게 아니라 속도 달라지는 거야.

속에 있는 게 뭘까? 이게 몸이라면…. 몸과 마음. 이 둘이 합한게 사람이야. 몸만 있어서는 사람이라 할 수 없어. 이 둘이 다 변할 수 있고 변하고 있어. 안변하지 않아.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 겉의 몸만 다른 게 아니라 속의 마음도 달라. 어렸을 때 생각하는 것 하고 지금 생각하는 게 다르지? 몸과 마음이 같이 달라지는 거야. 그게 사람이야.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문제지. 그래서 돌 같은 사람이 금 같은 사람으로 바뀌면 잘 바뀌는 거라 말할 수 있겠지.

할아버지는 너희들이 이 학교 잘 다니고 여기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졸업하고 나가서도 잘 배우고 좋은 선생님 만나서 금처럼 소중한 사람으로 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발로 툭툭 차는 돌멩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다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돼.

프랑스에 비안네 마리아라는 신부님이 있었어. 그 신부님 이야기를 들려줄게.
그 신부님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 시골 농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어. 프랑스는 전체가 가톨릭국가잖아. 마리아신부님도 어려서부터 성당에 다녔는데 아주 열심히 다녔어. 이 아이는 신부님이 너무 존경스러워서 크면 꼭 신부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대. 신부님도 그 아이가 신부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대. 그래서 자라서 신학교를 지원했대. 합격해서 신학교를 다니는데 그때가 16,17세기 무렵이니까 천주교에서 미사를 드리려면 라틴어를 꼭 알아야 해. 지금은 자기네 나라말로 미사를 드리지만 그때는 라틴어로 했어. 라틴어를 모르면 신부가 될 수 없어. 천주교에 가면 신부님이 전부 라틴어로 말을 하잖아. 그럼 신자들은 못 알아듣고 막 떠들어. 그니까 종을 땡땡 친다고. 집중하라는 거지. 지금도 성당에 가면 종을 쳐.

신학교에서 아이가 열심히 공부했는데 다른 과목은 웬만큼 하는데 라틴어를 못하는거야. 젤 중요한게 라틴어인데 아무리 해도 안 돼. 시험 봐도 라틴어에 자꾸 걸리고 그랬어. 그래서 교수님들이 품성도 좋고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열심이고 참 신부감으로 좋은데, 아깝지만 넌 안되겠다 한거야. 그래서 집으로 돌아갔어. 신부가 되겠다는 꿈이 다 깨졌지? 시골로 돌아왔어. <다음 이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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