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순천역 로터리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순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처음으로 맞이하게 될 순천역 로터리의 모습을 밝고 아름답게 꾸미고 교통안전 및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 사업을 통해 로터리 중앙 조명탑 설치, 로터리 주변 벤치 설치, 로터리 안전지대 안전봉 설치, 시외버스 터미널 이전, 택시승강장 조성 등이 이루어졌다. 사업이 완료된 지금 근처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소통에 대한 불만
주민들은 처음과 너무 다른 행정의 태도, 안내 없이 진행되는 공사,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 등에 불만이 있었다. 

로터리에 있는 한 건물주인 이 모씨는 “처음에 로터리 정비사업을 할 때 공청회도 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 주민 의견을 통해 경관조명 시안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그러다 담당자가 바뀌고 현재의 조명탑 방식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광공해 문제도 심각한데 민원을 제기해도 조치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터리의 또 다른 건물주 허씨는 “처음 경관조명 담당자는 세세한 것까지 소통하는 분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고 사업방식도 바뀌었다. 처음엔 바뀐 사업이 좋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설치 후 여러 문제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도 고쳐지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유리하게끔 유도해 설치해 놓고 관리를 안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허씨는 “갑자기 공사를 하고 있어 가서 물어보면 ‘위에서 시키니 해요 신경 쓰지 마요’한다. 공사 하는 사람들이야 시켜서 하는 거겠지만, 사전에 전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공무원은 여러 공사에 관련해 통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일방적이면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는다. 그래놓고 나중에 필요하면 열정적으로 연락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역 금융업 종사자 이씨는 “버스 승강장을 옮길 때 장사하는 시민들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저쪽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 순천역 앞 로터리 조명탑이 로터리 주변을 비추고 있다.

부실한 조명과 광공해
주민들이 제기하는 조명탑의 문제는 조명의 지역 편차가 심하고, 단순한 모양의 조명이 반복되며, 광공해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금융업 이씨는 “조명이 일률적이지 못하다. 어느 곳은 비추고 어느 곳은 비추지 않는다. 2억 5천만 원을 투자했다는데 조명 디자인이 조잡하다. 처음엔 기간별로 다양한 조명을 한다더니, 단순한 패턴만 반복된다. 12시면 마감인 줄 알았는데 새벽까지 비춘다.”고 말했다. 

연향동 주민 김씨는 “로터리를 중심으로 해서 전체가 밝아 져야 하는데, 이인수 제과점쪽은 밝고 청춘창고쪽은 어둡다.”며 “전체를 밝히지 못한다.”고 말했다. 

허씨는 “조명이 균일하지가 않다. 불빛에 변화도 없어 식상하다. 잠자기 힘들 정도로 빛이 강하고 새벽 2시까지 비춘다.”고 말했다. 

건물주 이씨는 “조명이 켜지면 집안에 쏴지는데 개선을 요구해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물주 이씨의 집은 서치라이트 수준의 조명을 받고 있었다. 건물주 이씨는 “그나마 집안 정면으로 비추는 것은 아니어서 참고 지낸다.”고 말했다.
 

▲ 조명탑은 주택에 서치라이트 수준의 조명을 비춘다.

안전봉과 주차문제
순천역 로터리 안전지대 안전봉 설치와 시외버스 승강장 이전으로 인해 로터리 주차구역에 변화가 생겼다. 

금융업을 하는 이씨는 “그러잖아도 주차공간이 적었다. 시외버스 승강장이 옮겨지면서 그쪽 주차공간이 사라져 주차 민원이 많다.”며 주차공간 부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이씨는 “로터리 주변 안전지대에 안전봉을 세우고 차선을 새로 그었는데 엄청 복잡하다. 새로 만들어진 게 너무 어지럽다.”며 통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유료든 무료든 주차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지금은 직원만 주차해도 반이 찬다.”며 “주차장이 없는 혼란스러운 현실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로터리 안전지대에 안전봉이 박혀있다.

관리 안 되는 벤치와 화단
주민들은 새롭게 조성된 벤치의 관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건물주 이씨는 “수목을 심어 놓았으면 관리를 해야 하는데 쓰레기만 사이사이 끼어 지저분해 보인다. 역 앞이다 보니 여름엔 노숙자도 많은데 로터리 앞 벤치는 그에 대한 고려가 없다.”며 관리 부족을 지적했다. 

이씨는 “순천시 관문이 역 앞이라면, 보도블록이 아기자기하게 무늬도 들어가고 포인트도 들어가게 하면 좋은데 그냥 깔아 놓기만 했다. 벤치와 화단은 한번 투자해놓고 관리가 안 된다. 나무는 죽어가고, 벤치는 형식적으로 만들어졌다.”며 보도블록에 대한 아쉬움과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역전을 깨끗하게 해놔야 하는데, 나무를 심고 벤치를 만들어 놓고 관리가 안 된다. 금당은 보도블록이 잘되어 있는 것 같은데 여기는 시멘트를 뜯어내고 시멘트 보도블록을 깔았다.”고 말했다. 

허씨는 “벤치와 화단이 방치되어 있다. 여름이 되면 사람도 늘어나고 노숙인도 생겨서 더 지저분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 로터리 화단 수목이 죽어가고 있고 지저분하다.

행정의 해명
여러 불만에 대해 순천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처음에 주민들과 협의해 만든 건물 외벽 LED 조명 설치 안을 ‘경관위원회’에서 부결시키고 개선안을 요구해, 현재의 조명탑 방식이 도입됐다. 우리가 맘대로 안을 폐기한 것은 아니다. 조명 디자인이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기에 올해 상반기에 개선할 예정이다. 개선할 때 건물주들과 만나 상의할 예정이다. 소통 부분은 개별적 건물에 설치해 많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처음 안과 달리 중앙에서 쏴주는 방식이 진행되자 전체적으로 만날 필요성을 못 느꼈고 개별적으로 만났다. 벤치 부분은 관리가 잘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죽은 나무는 이식할 예정이다. 청소는 다른 과 소관인 것으로 안다. 노숙자 부분까지 고려는 어렵다.”고 말했다.

순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순천역 로터리 담당자 한 명이 청소해야 할 거리의 길이가 14km여서 매일 청소하고 있지는 못하다.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순천시 교통과 관계자는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으로 도로교통공단의 조언을 받아 교통섬으로 만들어야 할 안전지대를 예산문제로 봉을 설치했다. 원래 도로교통공단은 교차로 안에 모든 주차공간을 없애버렸다. 과거에 주차공간이었기에 민원이 있어 8면 정도 주차면을 그려 넣었다. 주차문제 개선을 위해 철도공사와 협의해 주차빌딩을 건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다른 교통과 관계자는 “기존의 시외버스 정류장은 택시 등 운수업과 겹치다 보니 불편하고 비 가림 시설, 대기 공간이 없었다. 로터리 정비 사업을 하면서 비 가림 시설도 설치하고 시내버스 환승도 가능하도록 접근성과 편리를 고려해 이전했다. 공사 시작 고지에 특별한 법률은 없는 것으로 알지만, 2월부터 현수막을 걸어 홍보했다. 주변 건물주들에게까지 알릴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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