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저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 수하(가명)입니다.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반 친구 한명과 짝을 하고 나서 서로 무척 친하게 되었어요. 학교에서도 어디를 가든 거의 함께 지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새로운 아이가 등장했답니다. 전에 같이 어울리던 친군데 그 아이도 함께 다니자는 겁니다. 그 친구와도 전화도 하고 놀러 다니는 모양입니다. 너무 속상해요. 그 친구하고 늘 같이 있고 싶어요. 저는 제 마음을 이해해 줄 것 같아서 그 친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저에게 말을 잘 안해요. 잘 지내고 싶은데 그 친구가 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수하의 이야기 잘 들었어요. 요즘 수하가 새로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친구와의 관계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군요. 수하는 친구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그 친구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친구는 다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오히려 즐기는 것 같아서 서운했던 것 같네요. 수하의 생각대로라면 그 친구와 친하지 않은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친구랑 계속 친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수하님, 친구와 늘 함께 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친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 전화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지 생각해볼까요?

친구는 늘 함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고 사실 그렇게 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대인관계의 폭은 사실상 매우 넓은 것이며 한 사람하고만 지내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제한된 관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친한 친구가 있더라도 그 친구와의 관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리고 친구가 또다른 친구와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해야 하는 일이지요. 친구를 사귀면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대체로 자기얘기를 점점 더 많이 하게 되지요. 하지만 때로는 자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어요. 친구관계에서 자신이 많이 개방을 하고 함께 있고 싶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그런 것들을 강요하거나 요구한다면 그것은 일방적인 관계로 비춰질 수 있겠지요. 늘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는 스스로가 좀 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것이 좋겠네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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