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은 협동조합이 만든 신문이다. 조합원들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담을 때 협동조합 언론으로서 그 가치와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곧 순천지역의 다양한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공동체를 따뜻하게 할 것으로 보고‘IN 순천, 순천인’을 기획한다.


마음을 치료하는 물리치료사 오민영 씨를 만났어요.

나 오늘 좀 예쁜 듯.
나 오늘 좀 멋진 듯.
나 오늘 좀 상냥한 듯.
나를 칭찬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민영씨의 하루는 길다.

보성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오전에 출근하려면 8시에 출발 해야 한다. 더불어 아이들(초등학교 다니는 남매)도 등교준비를 해주어야 한다. 참새떼가 후두두둑 날아가듯이 온가족이 집을 빠져나오면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분주함을 잠시 잊고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는 길. 피곤하다기보다는 즐거운 기대감이다. 민영씨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오민영 입니다.
 

▲ 물리치료사인 오민영 씨. 오늘도 나를 칭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 어떤 계기로 물리치료사가 되셨나요? 
제가 수험생이던 때에는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이 많이 없었어요. 물리치료사가 무슨일을 하는지도 정확히 몰랐구요. 단지 취업이 잘된다라는 정보로 전공을 선택했죠. 입학 후 실습을 하면서 의료인의 역할을 배워갔고 막상 치료사가 되어보니 자부심도 느껴지고 좋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것 같아요.

▶ 물리치료란 무엇인가요?
재활치료에 속하는 다양한 분야 중 한 분야인데요. 말하자면 평범한 사람들보다 신체적, 감각적, 지능적, 심리적 수준이 불편하신 분들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모든치료를 뜻해요. 그 중 물리치료는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물리적 자극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계속 일했다면  경력이  많이 오래되신거죠?
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출산과 자녀양육으로 잠시 경력단절의 시기를 지나 지금 일하는 병원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길다면 길 수도 있고 애매하네요.

▶ 경력단절이라고 하였는데  공백이 길었나요?
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후에  치료에 관해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어졌지요. 그래서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형설지공의 흉내를 내 본 적이 있어요. 대학원을 마칠즈음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결혼을 했고 아이가 생기고 그로 인해 저는 한방에 훅 경단녀가 되었지요. 엄마의 손길이 덜 필요해진 시점이 되자 다시 일을 시작했어요

▶ 다시 일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직장생활을 할 때 재활치료에 관심이 있어 계속 공부하려 했어요. 주 2회 씩 시외로 수업 다니며 병원 근무하며 논문준비를 하던 시절이 있었죠. 책 읽는 것도 좋아했고 사회적 기준으로 보자면 나름 열심히 바쁘게 살았어요. 그런데  결혼과 함께  옛날이야기가 된거에요. 어느 날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려 했는데 아이가 강한 펀치를 날렸어요.
“엄마도 공부해?”
 …
그것이 잊고 살았던 나 오민영 찾기가 시작된 계기였어요. 꼭 전업주부를 벗어나 일을 해야만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엄마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싫었어요. 그런 계기였던거 같아요. 여기는 농촌지역 요양병원이다보니 어르신 환자가 대부분이에요. 예전에는 주로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으셨던 어르신들이 지금은 병원으로 찾아오시죠. 아침 일찍 보성까지 출근하려면 많이 서둘러야 해요. 그래서 아침시간은 바쁘지만 상대적으로 퇴근이 빨라서 오후 시간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

▶ 다시 일을 하면서 예전과 다른 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재활치료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해서 교육자가 되고 싶었어요. 어쩌면 환자들보다는 개인적인 목표가 더 먼저였죠. 어쩌면 결혼과 함께 쉽게 일을 쉬게 된 계기도 개인적인 행복이 먼저였기 때문이었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어요. 특히 요양병원에서 연세가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환자의 아픔이 보이고 그분들의 빠른 쾌유에 내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커졌어요. 이제는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빨리 낫길 바라는 마음이 커졌지요 ‘함께 좋음’, ‘나와 함께 좋음’, 나와 눈이 마주치는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면 좋겠어요. 나 좀 멋진 거 같지 않나요?

당당한 자기칭찬은 스스로 충분히 정직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영씨는 오랜 치료사의 경력 때문인지 상냥한 미소와 나긋한 억양 그리고 뜻밖의 유머까지  밝은 에너지 가득한 사람이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했더니 “저는 행복했어요”라고 받아친다. 
그 병원에 가면 아픈 허리가 하루만에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랜만에 진짜 미소를 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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