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지낼까? 학업에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방학은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방학인 요즘 아이들은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놀이문화를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초등학생: 남자-팽이, 여자-역할놀이
초등학생들은 무엇을 하고 놀까? 요즘 대세는 팽이놀이다. 전통적인 ‘술래잡기’도 하고 ‘경찰과도둑’이라는 역할놀이도 하지만, “놀 시간이 없다.”는 것이 요즘 초등학생들의 놀이문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었다.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은 초등학교 1학년 강인준 군은 ‘배이블레이드’라는 팽이를 가지고 논다. 팽이를 가지고 노는 곳은 주로 집이지만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도 팽이를 챙겨간다. 강군과 함께 있던 두 명의 또래 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팽이도 모양이 여러 가지다. 아이들은 호주머니에 서너 가지의 팽이를 가지고 다닌다. 학교든 문화센터든 새로운 팽이를 가지고 가면 관심을 끈다. 그래서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가지고 가는 일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 김태희 양은 혼자 있을 때는 캐릭터 그림을 그린다. 친구들이 4명 정도 모이면 경찰놀이를 한다. 어린이들이 하는 경찰놀이는 역할극 놀이로 경찰관과 도둑이 되어 노는 놀이다. 

김 양은 친구들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술래잡기는 숨바꼭질 놀이와 같은 말이다. ‘여러 아이들 중에서 한 아이가 술래가 되어 숨은 아이를 찾아내는 놀이’이다. 하지만 놀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자주 놀지 못한다고 불평 했다.
 

 ▲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 군은 금요일 오후나 주말은 노는 날인데 학원에 다닌다고 불만이 많다. 주말은 중국어 학원, 북아트 등을 배우고 있다. 김 양은 학습지와 숙제를 해야 되기 때문에 자주 놀 수 없다.”고 했다. 선 군은 저녁에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에 놀고 싶어도 저녁에는 놀 수 없다고 했다.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에 대해 학부모들은 걱정이 많았다.

선 군의 어머니는 “요즘은 밖에서 놀기 보다는 집에서 하는 놀이가 많아졌다”며 “전통놀이로 유도해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놀이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PC방 대세, 몸은 잘 안써 
중2병, 질풍노도의 시기로 대변되는 중학생들의 놀이 문화는 어떨까? 요즘 중학생들의 놀이문화는 크게 PC방, 코인노래방, 카페, 오락실에 가거나, 같이 돌아다니며 수다 떨기 등이다. 남녀 간의 큰 차이는 없지만, 가장 두드러진 차이라면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PC방에 많이 가고, 여학생들은 PC방 보다는 같이 수다 떠는 경우가 많은 정도이다.

올해 17살인 김모군은 “노래방, PC방 등을 가지만 주로 PC방 가서 베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를 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남학생들에게 PC게임은 놀이문화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중학생들은 게임은 종류가 다양하고, 쉽게 할 수 있고, 신체적 제약도 없으며, 경제적이며, 재미있기에 많이 한다고 했다. 사실상 중학생들에게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장점으로 인해 다른 놀이문화가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어 보였다.

심지어 올해 17살 이모군은 “가끔 활발한 애들은 축구를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며 게임과 육체적 활동 비율이 9대 1 정도 된다고 했다. 요즘 몸을 쓰는 놀이는 드문 현상이다.

▲ PC방에서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남학생들은 거의 게임을 하고 여학생들은 게임 외에 같이 돌아다니며 대화하거나 쇼핑하는 것을 즐겼다. 올해 16살 송모양은 “노래방, 게임방, 오락실에 가거나, 시내 돌아다니며 수다 떨고 화장품 구경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중학생들 대부분이 화장하기에 같이 화장을 한다거나, 화장품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한다.

중학생들의 놀이 문화의 대세는 PC게임이지만 여건이 된다면 체육활동도 해보고 싶어 했다. 김모군은 “기회가 된다면 복싱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이모군은 “PC방 보다 바깥 야외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대부분 게임을 하고, 여건상 다른 놀이는 생각하기 힘든 환경이기에 같이 놀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고등학생: 남자-pc방, 여자-카페·인증 샷 
고등학생들은 PC방, 코인 노래방, 여행, 카페수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가를 보냈다. 특이한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것이다.

고교 1학년인 이영철 군은 PC방이나 집에서 게임을 하고 논다. 기회가 되면 건담 조립, 3D퍼즐, 메탈 퍼즐 등의 장난감을 조립해보고 싶다.

고등학교 2학년 김지연 양은 친구들과 만나 영화, 밥 먹고 카페, 코인노래방 등에 간다. 카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진 찍는 것이 재미있다.

▲ 오락실안의 코인 노래방


요즘도 여학생들은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을 즐긴다. 3-4명 정도가 집에 모여 TV를 보며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르바이트한 돈과 부모님이 주신 용돈이 모아지면 친구들과 다른 지역에 가기도 한다. 사진찍기 좋은 곳과 체험 할 수 있는 곳, 맛 집을 찾아간다. 김양과 친구들은 지난해 전주 한옥마을과 서울 롯데 월드에도 다녀 왔고, 여수와 부산으로 바다를 보러 가기도 했다. 게스트하우스 보다는 예쁜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한다. 비용은 서로 공동으로 나눠서 낸다. 펜션도 이용한다. 주로 이용하는 풀빌라(수영장이 있는 숙박업소)는 하루 숙박요금이 20만 원 정도다. 5명이 가 ‘엔 분의 일’ 하면 1인당 4만 원 꼴이다. 그 주변에서 시장을 봐 저녁에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김 양은 놀고 싶지만 놀 수 없는 바쁜 방학을 보내고 있다. 입시준비로 학원을 가고, 주말에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다. 평일에는 사무실 아르바이트도 한다.

친구들도 아르바이트를 한다. 쉬는 날이면 함께 모여 집 근처 노래방을 가기도 하고 먹으러 다닌다.
 

대학생: 다양하게 즐기지만 불안한 미래의 압박
20살 해방의 분위기 가득한 대학생들의 놀이문화는 어떨까? 20살 성인이 되었기에 대학생들의 놀이 문화에는 음주가 추가되었다. 음주 외에는 PC방, 노래방, SNS, 유튜브 시청, 만화방, 영화 보기, 당구, 볼링, 맛집 탐방, 카페 등, 좀 더 다양한 놀이 문화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남녀 모두 대세는 PC방을 통한 PC게임, 핸드폰 게임, 카페서 수다, SNS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로 하는 게임은 베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파이널판타지 등 이다. 게임은 어느새 대세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듯했다. PC게임이 놀이의 주가 된 이유로 26살 안모군은 “돈이 없어서 돈 안 들이고 즐겁게 노는 방식으로 게임을 택한다.”고 했다. 시간당 천 원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임을 다른 놀이 문화가 경제적으로 이기긴 힘들어 보였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4살 박모양은 “좋아하는 카페 찾아가서 주구장창 이야기한다.”며 친구들과 카페에서 이야기하고 맛집을 탐방하고 SNS에 올린다고 했다. SNS를 통해 친구들의 근황도 알 수 있고,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 카페에서 대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놀이문화 자체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보니 집 밖을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생겼다. 22살 김모양은 “컴퓨터만 좋으면 집에서도 충분하다.”며 집안에서 게임을 하고, 유튜브 시청, 웹툰 등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가장 자유로워 보이는 대학생들이지만 취업과 생활의 압박은 심했다. 놀이에 대해 박모양은 “취업 시기가 다가와 시간 낭비라 생각된다.” 안모군은 “공부도, 맡은 일도, 알바도 해야 한다.”며 미래에 대한 걱정과 현재의 삶을 살아나가기에 바빴다. 당연히 그들에게 놀 시간은 많지 않았고 논다는 것은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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