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행정학 박사 / 순천소방서 소방공무원

마을 단위 운동대회에서 이기기 위해 선수 출신을 기용했다면 그 경기는 어떻게 될까? 별다른 이슈가 없는 한 선수 출신이 참가한 팀이 이겼을 것이다. 상대 팀에서는 ‘부정선수가 들어왔다.’, ‘아마추어 대회 본질을 흔들었다.’ 등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할 것이다. 또한,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아마추어선수가 프로선수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정설이다. 왜? 그 하나만을 위해서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좋아하는 운동(Sports)이 있을 것이다. 운동 종목은 축구, 야구, 골프, 배구, 농구 등 다양하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 수준에 맞는 한도 내에서 즐기고, 프로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배우고, 익힐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운동 종목은 야구이다. 개인이 하는 것이면서 단체가 하는 운동이라서 그런가 보다. 조직적인 팀워크를 따지는 운동은 축구, 배구, 농구 등이 있지 않을까 한다. 모두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위주가 되어야 하지만, 야구는 개인 능력이 팀워크를 조금 앞지르는 운동경기가 아닌가 싶다.

프로야구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선수를 구성한다. 선발투수와 선발타자, 계투(백업)와 마무리 투수, 대타, 대주자, 대수비 타자 등이다. 이들 선수 개개인은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맡은바 역할(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만 상태(컨디션)에 따라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운동경기이다. 선발 전체 선수로만 이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선수들을 보충한다. 투수가 힘들면 투수를, 타자가 힘들면 타자를, 수비가 약하면 수비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한 경기를 이끌어간다. 그래도 이기기 힘든 것이 운동경기이다.

한 경기가 시작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경기와 팀에 대해서 모두 열렬한 응원과 함께 모두 감독이 되어 간다. 심지어는 경기가 끝난 후에 사후평가가 이뤄지기도 하고, 다음날에 있을 경기 예측도 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경우에는 별다른 추임새가 없다가 졌을 경우 ‘아! 그때 대타를 기용했어야지.’, ‘투수 교체를 했어야지.’, ‘내일 대비해서 무리하지 않게 교체했어야지.’ 등등 선수 개개인에서부터 감독에 이르기까지 패전원인을 찾는다.

연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화재. 연일 방송에서 소방공무원들이 구조를 못해서 구할 수 있었던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한다. 어느 방송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은 하지 않고 어슬렁 거렸고, 우왕좌왕했다고 까지 했다. 화재 진압을 잘했던 못했던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한 소방공무원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는 상황이다(제천 화재참사 후폭풍 “죽더라도 뛰어들걸” 이중고에 한숨 쉬는... 2017.12.29 일요서울.)

‘구조대가 늦장 출동했다’, ‘소방헬기가 출동 못했다’, ‘수백명의 소방공무원이 도착했는데 화재 진압을 못했다’, ‘자기 안전만을 위해서 2층 유리창을 안 깼다’. ‘바로 밑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면 옆으로 돌아갔으면 될 거 아닌가? 비상구로 가야지’ 등등 무수히 많은 대책들이 나왔다.

그런데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딱 하나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당시 현장에 몇 명이나 출동했느냐이다. 프로스포츠에서 보더라도 이기기 위해서 보충(백업) 선수들을 확보하고 운영하는데, 소방관서에서 그만한 인원을 주었느냐 이다. 선발인원 전체로 매 경기를 다 치룬다고 가정을 해보면 그 팀이 이길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소방공무원에게만 선발선수로만 일 년 열 두 달 24시간을 달리라는 것이다.

새해의 바람은 프로경기와 같이 원활한 경기를 위해서 백업진이 있는 소방공무원의 충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축소하면 ‘법규’에서 정해놓고 있는 인력만이라도 충원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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