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식
     경희한의원 원장

광고란 소비자에게 상품의 정보를 알리는 행위인데 거짓말이 많다. 그러나 더러는 마음에 꼭 들고 명실상부한 광고 카피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는 모르겠지만 냉장고를 선전하는 광고였는데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이다. 오는 2018년 6월에는 전국에서 지방 선거를 치루게 된다. 광역 및 기초 자치 단체장과 의회 의원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 위원을 뽑는 중차대한 해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우리 순천시는 순천시청 청사를 새로 건립해야 하는 쟁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순천의 온 시민들이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백만원 대의 냉장고 하나를 구입 하는 선택이 10년을 좌우 하는데, 1조 원 대의 살림살이를 집행해야 할 기관장의 선택은 100년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방 자치를 시작한 이래 많은 지역에서 단체장이 부정을 저질러 수사를 받고, 구속 및 수감이 되는 예를 수 없이 많이 보아 왔다. 새로운 단체장을 뽑을 때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었던가? 그러한 기대는 단체장 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지역의 국회의원도 서리를 맞았다. 특히 순천 지역 국회의원은 웬일인지 자주 중도 하자를 하고 말았으니 안타까웁기 그지 없다. 이러한 사태에 대하여 나더러 개인적인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한 마디로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기” 라고 하겠다.

대한민국 국보 1호는 건립한 지 600년이 되는 서울의 남대문이다. 만일 또 나에게 국보 1호를 다시 선정하라고 한다면 나는 ‘순천 팔마비’를 뽑을 것이다. 왜냐하면 팔마비는 남대문 보다 100년 먼저 세워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선정비 제 1호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에 남대문이 어느 정신병자에 의한 방화로 소실이 되었다. 비록 원형에 가깝게 복원은 되었지만 그것은 목재로 된 물질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훼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팔마정신’은 아무리 휘발유를 끼얹고 라이타를 켜대어도 불에 타지 않는 영원불멸의 무형 문화유산이다.

고려 때의 지방 관리는 중앙정부인 대궐에서 뽑아 보냈다. 새로 부임한 원님들은 본토박이 아전들의 손아귀에 놀아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석(崔碩) 부사는 소위 토반의 강석(江石) 즉 ‘박힌 돌’을 휘여 잡았다. 그리고 백성들은 위한 혼신의 노력을 기우려 선정을 베풀지 않았던가. 변방의 관리였던 그의 청백리 정신이 중앙에 알려졌고 비서랑 이라는 직책으로 영전이 되었다. 이곳 백성들은 관례에 따라 개경까지 갈 말을 바쳤는데 도중에 낳은 새끼까지 합하여 되돌려보냈다. 승평의 주민들은 이것에 감동하여 팔마비라는 빗돌를 세웠다. 그리하여 차츰 이 나라에서 말을 바치는 페습을 없애는 시범이 되었던 것이다. 그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져 소위 ‘팔마정신 선양운동’ 까지 치루고 있다. 이러한 행사가 그저 일개 관광자원에 그치는 껍데기 운동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음 해 2018년에는 선거공약이라는 광고에 속지 말고 더욱 신중한 선택을 해야겠다. 그리하여 역량 있는 후보자를 뽑아 최석 부사와 같은 제 2의 팔마비가 세워질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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