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알바, 미래 세마리 토끼 좇다 지치는 일상

대학원생들은 학생과 직장인 사이에 있는 존재다. 학생이면서도 생활인의 성격이 강한 이들의 고민은 깊다. 3인의 대학원생을 만나 그들의 생활과 진솔한 고민을 들어 보았다.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했다.<편집자 주>


A군은 순천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중인 학생이다. 학부에서 전공한 학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해 보려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학부와 다르게 대학원은 갑과 을이 확실히 나타난다. 갑은 물론 교수님이고 을은 언제나 대학원생이다. 그러므로 교수님들의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하고 힘들다고 하면 교수님은 “우리 때는 그것보다 더 했어”라고 한다.

교수님의 연구임에도 대학원생은 자신의 연구처럼 연구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보상은 너무 적다. 연구비가 통장에 입금되면 10%를 제외하곤 교수님에게 반납한다. 이러한 일은 대학원에서는 일상적이다.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하면서도 정상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못하다 보니 등록금, 생활비, 교수님들 명절 선물 등을 챙기려면 추가적인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수업은 한 달에 한 번, 한 학기에 한 번만 할 때도 있다.

대학원생에게 교수님은 슈퍼 갑이다. 전공을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다.


B양은 교육대학원 4학기를 이수 중이다. 학부 졸업을 앞두고 복수 전공을 했다. 너무 긴 시간 동안 공부를 계속하는 것보다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더 옳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교육대학원을 선택했다. 불안한 현실에서 교원자격증은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업은 15일 정도 진행되는데 방학 중에 이루어진다. 그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 ~ 6시까지 수업이 계속 이어져서 수업 외에 다른 일은 하기가 어렵다. 학부 전공자가 아닐 경우에는 학기 중에 교직수업을 이수해야 하고 많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과외 등을 병행하고 있다.
교육대학원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재학생은 임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요즘 추세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중등교사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만학도들이 입학을 많이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는 학생은 줄어드는 추세다.

4학기째라 논문을 준비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막막함 때문일 것이다. 또래 청년들도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청년들의 도전에 대한 지지가 필요할 것 같다.


C양은 교육대학원 재학생이다.
학부를 졸업하며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대학교를 다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금은 과외, 방과 후 수업 등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으로는 어려움은 없다.

하나의 방편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잘하고 있는지 고민된다. 지인들은 ‘임용’을 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 기간제, 과외, 학원 중 무슨 일이든 하겠지만 즐거운 부분을 찾기가 힘들다.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학부생 때와는 다르게 교수님과의 소통도 부족하다. 지금은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찾을 수가 없다.

앞으로 치열한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한다. 직장과 수입의 문제보다도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세 명의 대학원생을 만나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세 사람의 고민은 아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청년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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