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당신
 

상황은 어떤 상황이라도 완벽하다.

오늘밤 떠들며 술 마시는 당신이

내일 아침 졸지에 이승을 떠난다 해도

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

꽃망울 주렁주렁 올라온 어느 봄날

느닷없는 눈사태가 설중매를 만들듯

그래, 그런 거지.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필연이고

세상살이가 이토록 처연하다 해도

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

이 완벽한 나, 완벽한 현실을

늘 아니라고, 아니라고 불평하는 것도

사실은 완벽한 것이지.

 

 



박두규
시인. 현재‘한국작가회의’이사.
‘지리산人’편집인.
‘국시모 지리산사람들’대표.
‘생명평화결사’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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