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봉/사/체/험/기

 
2학년이 되어 ‘그린피스’로 활동하게 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린피스’는 다문화가정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인데 가정을 맡아 집으로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남부교회에서 엄마들이 합창단을 할 때에 데려오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한국외국인한글학교에서 운영하는 한글 토픽반에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이주노동자들과 원어민들의 옆에서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 등이 있다.

처음엔 가정을 배정받지 못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봉사활동에 많이 갔었는데, 모두 4~6살 정도 되는 어린아이들이었다. 조그마한 몸집의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그저 귀여워서 얼른 같이 놀고 싶었다. 책도 같이 읽고, 풍선도 가지고 놀고, 색칠공부도 하고, 묵찌빠도 하고. 아이들의 까르르거리는 웃음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그러다가 봉사를 갈 때마다 만나고 같이 놀던 7살 된 여자아이의 가정을 친구와 함께 맡게 되었다. 처음 가정으로 봉사를 갔을 때, 처음 보는 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도 우리를 그렇게 낯설어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종이접기나 만들기, 가위로 오려 붙이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갈 때 마다 색종이도 준비해가고, 거북이나 토끼 접는 방법 등도 검색해보고 같이 만들기도 했다. 아직 한글을 잘 모르는 아이를 위해 책을 보면서 한글 읽기와 받아쓰기도 해보고, 간단한 계산도 아직 잘 못해서 수학을 좀 가르쳐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있어서 1+1 같은 산수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베트남 사람인 어머니께서도 어떻게 아이에게 가르쳐줘야 할지를 잘 모르셨는지 우리가 하는 것을 지켜보시기도 하고 ‘이렇게 가르쳐주면 더 쉽구나’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하셨다. 언니들이랑 같이 공부하면 재밌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가 참 예뻤고 마음이 뿌듯했다.

처음엔 봉사활동을 그저 귀찮고 의무적으로 시간을 채워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직접 아이들과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활동하며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항상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며 내 이익부터 따지던 모습이 부끄러웠고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와 본질을 이제야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앞으로는 나보다 남을 먼저 헤아리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한가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분야의 봉사활동에 더욱더 열심히 참여하여야겠다.

순천효천고등학교 2학년 양은서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