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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좌충우돌 별에서 온 그대
양현정 조합원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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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호] 승인 2017.09.04  16: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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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말이, 계란찜, 프라이에 김치 한 가지만 얹어도 따뜻한 집 밥이다. 별 고민 없이 반찬 가짓수를 늘려주던 최고의 재료, 달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성분 달걀 공포가 국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축에게 금지된 살충제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몇몇 농가의 문제가 아니다. 

농약과 화학비료, 기계를 사용한 공업생산의 위기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농업의 근본적인 위기에 대해 함께 인식할 출발점이다. 

생태농업을 공부하는 초보농부 김수현씨는 할 말이 많다. “ 터질게 터졌어요. 잘 터졌어요. 이제 풀어봐야죠. 그래서 제가 고민이 많아요.”
 

   
▲ 가와구치 요시카즈 선생님의 아카메 자연농학교에서 자연농업 3대 원칙을 배웠다. 땅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기. 이것은 미래와 후손을 위한 배려이며 건강한 식재료를 위한 약속이다.


수현씨는 대학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고민, 학교 가는 것도 고민, 사는 것도 고민, 심지어 먹는 것도 고민이었다. 어려서는 흔히 말하는 반듯한 모범생이었다. 본인은 그 시기를 좋은 성적을 위해 제도권교육에 타협했던 시절이라고 말한다. 막상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 했을 때, 그는 갑자기 감당해야할 거대한 자유가 소용돌이보다 두려웠다. 숨어있던 돈키호테 같은 기질이 또 다른 김수현을 만들어내어 무작정 호주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 호주로 가기 전에 일부러 국악기를 배웠는데 대금부터 소금, 단소, 플루트까지 웬만한 부는 악기는 할 수 있다.


호주에서 사는 동안 요리학교에 다녔다. 요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음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재료에 대한 비판의식은 다시 농업으로 이어졌다. 결국 자신이 할 일은 땅에 있었다. 돌고 돌아서 생태농업이라는 숙제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생태농업(Permaculture)은 인간이 땅에 끼친 해악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Permanent(영구적인) Agriculture(농업)를 합친 말로 이를테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의 자연농법일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땅이 스스로 힘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기후와 지형, 토양에 맞는 작물의 특성과 여러 변수들을 알아야 한다.
 

   
▲ 김수현(순천시 해룡면, 35세) 초보농부 (상추, 배추, 오이, 가지, 토마토를 첫 수확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수확량이 적기 때문에 ‘결국 이런 농법이 식량 수급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소득으로 연결 될 수 있는가?’ 이다.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다. 소득이 전혀 없으니 부모님의 후원이 없었다면 이런 시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쩌면 돈은 계속 못 벌수도 있다. 하지만 땅이 있으니 최소한 굶지는 않을 것 같다. 돈이 없어서 못 쓰거나 안 쓰거나 둘 중하나겠지만 요즘은 쓰지 않는 쾌감을 느끼는 중이다. 거대한 자본주의시장이 쏟아낸 편리함을 내가 거부했으니 어쩐지 내가 이긴 듯하다. 

5년 정도의 장기계획을 세워두었다

생태농업을 후원하는 고객으로 이루어진 유통망 만들기, 꾸러미 조합을 만들어 채소 나누어 먹기, 직접 만든 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농가 레스토랑과 체험교실 운영하기, 생태농업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까지 할 일은 차고 넘친다. 지금은 700여 평의 밭으로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논농사도 도전하려 한다.
 

   
▲ 땅에 바짝 엎드리면 속삭임이 들린다.나는 땅에게 약속한다. 어머니처럼 섬기겠노라고.

화성인
이미 다른 별에서 왔고  다른 별나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지구를 구해보겠다고 한다. 구해주겠다고 하니 나는 그가 파는 채소를 사먹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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