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박영집의 음악이야기

 

‘일 포스티노’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마리오에게 그랬듯이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 하나 있다.

지난 겨울 나폴리와 아말피 꼬스뜨를 다녀왔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언덕을 오르내리던 자전거,
그리고 사랑의 밀어들.

“선생님, 저 사랑에 빠졌어요. 아파요...”
“다행히 치료약이 있어. 곧 낫게 될 거야.”
“아니요. 전 계속 아프고 싶어요. 낫고 싶지 않아요…”
“전 사랑에 빠졌어요.”

“상대는 누구지?”
“이름은 베아뜨리체...”
“단테 알리기에리, 그도 베아뜨리체를 사랑했지.”

사랑의 기쁨과 슬픔, 영속성을 바라는
“전 계속 아프고 싶어요. 낫고 싶지 않아요.”
찌릿하게 가슴이 먼저 알아챈다.
“베아뜨리체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네.”

사랑과 혁명의 시인이라는 길잡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사랑은 혁명이 아니던가.
운명적인 만남과 은유(隱喩)라는 세계의 깨달음.
자신만의 투박한 끝으로 이치를 찾아가는 아련한 영화.

조금은 슬픈 마리오의 눈빛.
도발적이면서 청순한 베아뜨리체의 몸짓.
인류정의를 노래하던 시인.
이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보듬어주는 매개체가 있었으니
루이스 바칼로프의 영화음악 ‘il Postino’
반도네온의 아련한 메타포는 한 편의 시다.

엔딩 크레딧 “To our friend Massimo”라며 마무리 되는데,
마리오 역을 맡은 ‘마씨모 뜨레이시’는 영화 촬영 내내
투병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얼마후 사망했다.

나에게 죽음도 아깝지 않을 미션은 무엇인가?

 

 

첼리스트 박영집은 일상에서
늘 음악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읊듯
노래를 추천하고
참삶에 필요한
음반을 권유하면서
생활 속에 늘 가슴의 언어인
음악이 함께 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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