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택 논설위원

현 정부는 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고 본다. 그동안 나라 전체가 썩은 어육이 되었으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참 난감한 현실이다. 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경중과 선후를 따져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아주 많지만 그 중에 몇 가지를 지적하자면 재벌혁파, 남북화해, 언론적폐청산, 선거법개정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된 것은 단적으로 심화된 경제적 양극화 때문이다. 양극화가 바로 우리의 주적이다. 양극화의 심화는 재벌의 비대화에 있다. 재벌을 혁파하고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급선무다. 재벌과 국민의 1%가 못되는 초대부자들을 약화시키고, 800만 비정규직을 없애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최고임금제를 도입하고, 노동세력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기타 여러 가지 법과 제도를 제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남북분단과 대결상태에서는 한반도는 살기에 매우 불안한 곳이다. 그런데 주변 강대국들은 분단을 이용해서 단물을 빨아먹고 있고, 국내에도 ‘분단장사’ 로 꽤나 재미를 보는 세력이 엄존한다. 결국에는 평화통일을 이루어야겠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다소 긴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므로, 우선 지금의 극한대립을 완화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현 정부의 급선무중의 하나다. 정부가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먼저 제안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처였다고 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미국과 과도한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벼랑 끝 전술로 나오고 있다. 저들의 미사일 발사는 한 번 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위한 애원’이라고 볼 때, 결과가 북미회담이 실현되고 평화가 정착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천만 다행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전쟁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거듭 천명해야 한다. 그 외에 다른 길이 없지 않는가?

이명박근혜 시절에 온갖 적폐가 만발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세력이 바로 언론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언론이 본연의 역할만 충실히 했더라도 나라가 헬조선이 되는 것을 지연 내지 완화시켰을 것이다. 따라서 다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면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새롭게 하는 것은 필수 중 필수다. 자유롭고 건강한 언론이야 말로 올바른 사회의 기본이고 토대다. 방송문화진흥회를  쇄신하고, 공영방송의 책임자를 문책하고, 종편을 청소하고, 그동안 박해받은 기자들을 원직복직시키고 보상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대의민주주의가 제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유효기간이 다한 약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가 더욱 발휘되는 정치체제가 생겨나야 한다. 그러나 당장은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아서 정치를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지금의 선거법은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민심을 왜곡하고, 거대정당 중심 정치구조를 만들고, 부패하기 쉽다. 따라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성 및 청년할당제 확대, 지자체에서 정당공천 배제, 선거연령 18세로 인하 등 선거법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내년 지자체 선거가 오기 전에 현재의 선거법을 확 바꾸어 놓아야 한다.

이상의 조처는 적폐청산의 일환이라 하겠고 온전한 적폐청산이야말로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다. 물론 헬조선을 만들고 거기서 누려온 세력이 아직도 온존하고 있는 지금, 개혁을 위한 모든 과정은 직접 간접의 많은 저항에 직면하겠지만, 촛불민심을 기억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정부의 책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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