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이가 핑커스타일로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평소 공연을 좋아하기에 지난 7월 3일 ‘너머’에서 펼쳐진 ‘수연이’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 참가했다.

 5월이면 진달래가 만발하는 황매산자락 산골에서 사는 기타리스트 수연이의 첫인상은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토크콘서트는 초등학교만 다니고 홈스쿨링을 하고 산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기타와 함께 살아가는 수연이의 소소한 이야기로 꾸며졌다.

나름대로 열심히 곡들을 준비했지만 며칠 아파 연습을 많이 못해 관객과 소통이 잘되지 않아 어색하고 힘든 공연이 될 수 있다는 수연이의 우려와 달리 공연은 시간이 흐를수록 공연자나 관객 모두가 소통하고 몰입하는 콘서트였다.

첫 곡은 ‘riding bicycle’로 드넓은 들판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상상되는 연주곡이었다. 두 번째 곡은 우리가 자주 들었던 Stevie wonder의 “Isn't she lovely”란 노래를 자신만의 독특한 연주로 편곡한 곡을 들려주었다.

두 곡을 들려준 후 수연이는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사람마다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선택이 있으며 자신은 초등학교 졸업 후 홈스쿨링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홈스쿨링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가 많이 없어져서 이해를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당시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먼저 홈스쿨링을 한 누나들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한다.

누나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아 혼자 학교에 다니면서 “누나들은 지금 이 시간에 뭐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을 했고, 그런 누나들의 영향으로 홈스쿨링을 스스로 선택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학교를 다닐 때는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학원과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생활에 남는 시간이 없었지만 홈스쿨링을 하면서부터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였다고 한다.

할 일이 없어 하루 종일 TV를 보기도 하고 그냥 뒹굴면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란 생각과 함께 학교에서 뭔가를 하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니 불안해 지는 마음도 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는 시간에 “내가 누구며, 뭐 하는 사람이지?” 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또 친구들은 아니지만 어른들과의 만남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계속 나다운 길을 찾으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가 누군지 깨달은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수연이 인생에 가장 큰 선택인 홈스쿨링을 하면서 두려움이 항상 함께 따라 다녔지만 부모님과 누나들도 다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했고, 특히 먼저 홈스쿨링을 했던 누나들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시작한 것을 위로로 삼았다고 한다.
 

 

수연이 인생의 또 다른 선택 중 하나는 음악에 대한 선택이며 이 또한 두려움은 따라 다녔다고 한다. “진짜로 음악을 할 것인가?”란 교회 장로님의 질문에 당연히 음악을 할 것이라고 하자 “남자가 음악을 해 먹고 살 수 있겠느냐”는 반문을 받자 그동안 막연히 생각한 음악가란 직업이 잘 살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와서 음악 듣는 것을 제외하고는 포기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결혼식에서 신랑 입장곡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엘가’가 작곡한 ‘위풍당당’을 들으면서 “음악을 하면서도 가장으로서 부양도 하면서 당당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음악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을 받아들임으로서 음악을 선택한 의미를 알게 되고 진지하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가끔 원하는 대학은 갔지만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돈을 벌어야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자신은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힘들지도 않는다고 한다.

지금도 혼자서 불안과의 싸움을 할 때 “가족을 믿으며 함께하는 과정이 행복하며, 하고 싶은 일을 힘들지 않게 도와주고 함께 해 준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길을 알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안을 이긴다고 한다.
 

 

수연이는 자유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고 한다. 자유롭게 살고 싶고 앞으로도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한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자유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자신은 많이 가진 것이 자유가 아니라 내게 필요한 것이 자유라는 생각을 음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나다운 삶이란 남이 사니까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평범하게 사는 삶이 나다운 삶이고 나다운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고 수연이는 이야기 했다.

수연이의 기타 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기타를 치는 것이 아니라 기타 줄을 손가락으로 튕기면서 툭툭 치기도 하고 건드리고 손바닥으로 사뿐히 쓰다듬어 주기도 하는 동시에 기타 판을 두들기는 것을 보고 마술을 부리면서 연주를 하는 듯 했다. 그 연주 속에 수연이다운 삶이 있고 자유가 있어 행복한 음악이 되었다. 그래서 그 음악을 듣는 사람까지 자유와 행복을 누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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