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박람회장 악취 민원 해소 차원
도축장 사들인 후 활용계획은“없음”

순천시가 정원박람회장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에 자리한 도축장을 사들일 계획이다.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악취 발생을 이유로 민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 새순천축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도축장은 동천 옆 강변도로 주변인 순천시 홍내동 169-34번지 일원 2만1058㎡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본채와 부속건물을 포함하여 모두 7동의 건물에 도축장과 축산물 판매장이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도축장이 위치한 곳이 정원박람회장에서 순천만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변인데다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그리고 악취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 정원박람회장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으로 향하는 도로변에 자리한 도축장 건물.
이 때문에 순천시가 도축장 매입에 나섰다. 순천시는 도축장 부지 매입에 27억 원, 7동의 건물(면적 합계 4396㎡) 매입에 23억 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10월 23일 순천시의회의 공유재산 취득 계획을 제출했다. 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의 연계지점에 위치한 도축장 때문에 관광객의 민원이 잇따르는 만큼 순천만의 생태 보전을 위해 사들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영업보상이나 폐업보상 등의 간접보상은 없다는 게 순천시의 입장이다.

도축장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박채수 순천시 친환경농축산과장은 “급하게 처리할 것은 아니고 관계자들과 협의해서 순조롭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축장을 사들인 이후의 활용 계획을 묻는 말에는 “악취 해소를 이유로 매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활용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입 계획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축장을 사들이더라도 당장 활용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순천시가 이처럼 매입 후 활용계획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로 도축장 매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예산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 투자가 시급한 곳이 많은데, 순천시 계획대로라면 5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투입해 놓고 당분간 내버려두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의 이 같은 도축장 매입 계획에 대해 부지 소유자이고, 도축장 운영업체인 새순천축산 관계자는 “순천시에서 사들인다고 하니 우리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보상가격만 맞으면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시가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도축장을 사들이려면 11월 12일 끝나는 순천시의회 제180회 임시회에서 ‘도축장 토지 및 건축물 매입 계획’이 의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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