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설레고 아름다운 봄

김미순 산문집『봄 배달 왔습니다』 
 

▲ 「양문」출판,『봄 배달 왔습니다』표지

중․고등학교 때 문학소녀였다. 그래서 국어교육과에 갔다. 대학에선 문학 동아리에 들어가 열심히 작품을 쓰고 토론했다. 대학 문학상에 소설을 응모해 두 번 상을 탔다. 졸업 후, 꿈에 그리던 국어선생이 되었다. 고향 여수로 발령받아 주로 중학교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재미나게 수업을 했다. 행복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런 김미순에게 2015년 뜻하지 않은 일이 들이닥쳤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명예퇴직을 했다. 그동안 문학 작품에서 절망을 수없이 만났지만 그것을 인생의 필요조건 정도로 여겼었다. 그러나 그 절망이 막상 자신에게 닥치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하지만 그간 축적해 놓은 문학의 힘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입원 치료를 마치고 재활훈련을 하면서 쓰러지기 전부터 해왔던 철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틈틈이 시와 산문을 썼다. 그간 썼던 시와 이즈음 쓴 시를 묶어 작년에 『아주 가끔』(소리)이란 시집을 냈다. 내처 지난달 중순 산문집『봄 배달 왔습니다』(양문)를 냈다. 책은 3부로 짜였는데, 쓰러질 때부터 재활 치료할 때까지의 경과와 심정이 3부 <재활의 의지와 용기>에 담겨 있다. 교단에서의 설렘과 보람은 2부 <교단의 꽃바람>에 기록되어 있다. 1부 <봄 배달 왔습니다>에는 퇴직 전 꾸준히 써왔던 일상의 글들이 모여 있다.

봄이 오고 있다. 매년 오는 봄이다. 그러나 이번 봄은 지난해의 봄과 다른 봄이다. 목련도, 진달래도 해마다 피지만 해마다 다르다. 봄은 각자 자신이 느끼기 때문이다. 시대의 봄도 오고 있는 것 같다. 역사의 봄도 꽃샘추위를 이기며 반드시 올 것이다. 이번 봄은 김미순에게 여러 차원에서 각별한 봄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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