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계수
     달나무농장 대표

지난달 7일에 순천로컬푸드(주) 제2차 주주총회가 열렸다. 순천의 로컬푸드는 가족농과 소농, 영세농, 고령농을 배려하며 지역경제의 순환과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도농 교류를 통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며,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로 지역민의 건강을 지킨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5월에 순천만정원 동문주차장에 제1호 직매장을 연 이후 첫 번째 결산총회를 연 것이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직매장에서는 지역은 213개 농가가 출하한 748개 품목으로 총매출 16억 4000여 만 원에 226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간 약 7만 5000여 명의 소비자가 매장을 이용하고, 4100여 명이 소비자회원으로 등록하였다고 한다. 매장도 청결하게 유지되고 상품의 신선도와 품질 또한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생산자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는 순천시의 정책적인 지원이 밑바탕에 있었겠지만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대표이사와 임원이 상주하면서 매장과 상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직원들 또한 폐장 시간인 밤 9시까지 불을 환하게 켜고 사무실에 남아 재고와 장부, 생산자와 소비자 관리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생산자가 가져온 물품을 운반하거나 포장, 진열하는 일을 돕고, 자신의 차량으로 김장채소를 소비자 가정까지 배달해주기도 했다.

생산농가는 물품을 진열해두기만 하면 하루에 두 번씩 판매 상황을 문자로 알려주기 때문에 납품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내 근교에서 농사를 지으며 매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촌로들은 만족감이 높았다. 로컬푸드 매장이 아니었다면 장이 서는 날 농사일을 제쳐둔 채 시장에 나와 좌판을 벌이고 팔릴 때까지 앉아 있어야 할 일이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아쉬운 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매장의 위치 문제다. 현재 1호 직매장은 순천만정원 동문 주차장에 있어 소비자의 접근성이 매우 낮다. 이는 사업 초기에 정원을 찾는 관광객을 이용해 매출을 쉽게 올려보고자 하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몰리는 9·10월에 이용객 수와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이 결정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의 소비자가 소비하게 한다는 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반하는 일이다. 다행히 올해 가을에 개장을 목표로 하는 2호 직매장은 조례호수공원 옆에 자리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는 로컬푸드 사업이 지역의 공동체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의 문제다. 로컬푸드 사업의 가장 중요한 취지 중에 하나는 도농 교류를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판매 방식은 순수한 직거래가 아니라 매장과 직원을 통한 간접적인 직거래 방식이어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교류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팸투어(농가체험) 프로그램을 15회 운영하여 모두 593명의 소비자가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숫자도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도․농 간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와 더불어 생산지에서 마을 단위로 농가들 간 공동 생산과 가공, 출하를 위한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한 가지는 포장 문제다. 상품의 소포장은 오늘날 불가피한 추세라 하지만 심지어 무 하나하나까지 비닐 포장재로 감싸서 진열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임과 동시에 반환경적인 것이어서 이를 개선할 방법이 필요하다.

사업 2년 째인 올해는 농산물 가공공장 건립과 더불어 농가레스토랑, 2호 직매장 개장이 계획되어 있어 순천로컬푸드 사업의 성패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첫해 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순천로컬푸드가 농촌에 활력소가 되고, 지역 생태계 유지는 물론 도농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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