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규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빚으로 얼룩진 청춘, 25세 대출 연체율 최고’ 지난 1월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이다.

신용정보원이 성인(19~83세) 1800만 명을 전수 조사한 ‘금융소비자의 생애주기별 대출 및 신용카드 거래 행태 분석’에 대한 보도였다. 2015년 6월 기준 대출을 보유한 차입자의 1년 후 연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 25~26세 차주의 연체율이 2.3%로 전체 평균 1.2%보다 2배 가까이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 이외의 대출도 보유한 다중채무자였고,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과 카드론 대출의 비중이 높았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지난 해 가을, 30세 청춘이 쓴 책의 제목이다. 대학 다니며 학자금 대출을 받아 빚쟁이가 된 당사자의 분석이어서 청년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살피게 된다. 

이 책은 학자금 대출이 복지가 아니라 금융상품이며, 금융권에 이익을 주고 대학생을 채무자로 만든다는 걸 알린다. 한 행사장에서 60여 명 청년의 빚을 조사한 평균은 3000만 원이었는데, 1인당 청년 부채 금액도 이와 비슷하다. 노동시장에서 협상력을 지닌 인력이 되려는 대학생이 ‘채무자’라는 하나의 계급으로 출현하게 되는 현상. ‘대학은 빚을 지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러 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에 갔지만 결국 빚을 지지 않고는 살 수 없었던 학생들. 20대에 진 빚으로 학생과 청년층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빚과 함께  살 것을 강요당한다. 교육비는 가계부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므로 부모와 가족이 동시에 지는 빚이기도 하다.

이 같은 ‘빚’ 대신 ‘빛’을 원하는 청춘들에게, 촛불혁명으로 앞당겨진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제대로 응답할 수 있을까? 이번 대통령 선거 입지자들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기 바란다.

첫째, 대학교육을 무상교육으로 전환시키는 거다.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는 단계적으로 대학 등록금을 줄여서 무상으로 바꿔야 한다. 동시에 대학 가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지장 없는 사회로 이끌어야 한다. 지금의 대학생 절반 정도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진학률은 50%까지 낮추도록 대학의 규모는 줄이고. 학자금 대출은 내년부터 무이자로 즉각 바꿔야 한다.

둘째, 부채와 알바 때문에 기가 죽은 청년들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앞에서 보듯이 25세 청춘이 금리가 높은 부채를 쓰면서 이자와 원금 상환을 연체한다는 것은, 청년과 그 가족이 갚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소득 가정 청년들의 부채에 대한 이자부터 정부에서 책임져 주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청년 부채를 탕감해야 한다. 청년들의 기를 살리려면 부채를 청산하는 것부터 하자.

셋째, 청년들의 활동 공간과 일자리가 적극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학교를 마친 청소년들이 돈 들이지 않고 갈 수 있는 공간은 도서관과 청소년수련관 정도다. 카페나 독서실을 많이 이용하지만 돈이 든다. 청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머물고 실험하고 궁리할 수 있는 작업장이 여러 형태로 주어져야 하겠다. 순천의 ‘청춘 창고’는 좋은 사례가 된다.

넷째, 청년을 포함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서울시와 성남시의 정책을 중앙정부에서 확대해야 하고. 군복무 수당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하여 병역의무를 수행하면서 미래를 설계하게 도와야 한다. 나아가 인공로봇이 일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맞춰 ‘기본소득’ 보장 정책도 필요하다.

정치의 봄날, 빚진 청춘들을 일으켜 세워 빛나는 미래로 나서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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