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주인공 김민우와 함께 인도 요가 스승들의 답을 들어 볼까요?
 

▲ 장용창

“부부라 하더라도 각자 깨달음을 향한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말씀이 참 편하게 다가옵니다. 제가 그리는 결혼 생활도 그런 거거든요. 서로 돕되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그런 거요. 그런 점에서 저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요가의 육체 수련인 아사나와 호흡 명상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카르마 요가나 박티 요가, 갸나 요가에 따르면 육체 수련은 거의 필요 없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런 요가를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육체 수련이 필요한가요? 제가 이 셋 중 하나일 것 같아서 여쭙습니다.” 김민우는 이제 마지막 네 번째 질문을 했다.

“물론 필요하지.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우리 각자가 한 가지 형태의 요가만 하는 게 아니라, 이 네 가지를 모두 실천하면서 삶을 살아가는데, 그 중 중요한 수련 방법을 가지고 유형을 나누는 거거든. 그러니까 민우 자네가 카르마 요가나 박티 요가를 주로 한다고 하더라도 갸나 요가와 라자 요가도 꼭 열심히 해야만 하는 거지. 특히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서 제안한 8단계 요가 중 아래 네 단계인 금계, 권계, 아사나, 호흡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 민우 자네도 결국은 아사나를 통해서 요가의 길로 오게 된 거 아닌가? 요가 수행자들은 몸을 사원으로 여긴다네. 그러니, 아사나를 하면서 기도를 하고 신을 만나시게.” 달마난다 선생의 답변이었다.

달마난다 선생은 답을 계속 이어나갔다. “우리 첫 주에 배웠던 신체의 구성 요소들이 생각나는가? 우리는 모두 신, 생각, 몸, 에너지와 감각 등의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어. 결국,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신을 만나는 길로 가고 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이고. 그런데, 그런 요가 수행을 위해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가장 쉬운 것은 이런 다섯 가지 요소 중 바로 몸이라네. 생각해보게. 자네가 자네 안에 있는 신을 움직일 수 있겠나, 아니면 생각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나, 아니면 에너지와 감각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나? 우리가 그나마 의지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몸 밖에 없어. 카르마 요가나 박티 요가도 결국은 몸으로 어떤 행동들을 함으로써 실천하는 것이고, 라자 요가도 결국 몸으로 아사나와 호흡 명상, 집중 훈련 등을 함으로써 실천하는 것이지. 몸이야말로 바로 하느님이 준 선물이라네. 그 몸을 이용해서 우리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지. 그 몸에 감사하고, 그 몸을 잘 돌보고 활용하시게나.”

김민우는 명쾌해졌다. 그래서 스승은 신보다 더 위대하다고 구루 만트라에서 노래하고 있었던가. “스와미지(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들은 다 했습니다. 앞으로 생기는 질문들에 대한 답은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 몸으로 실천하는 수행이야말로 정답인 것 같네요.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며칠 후 김민우는 짐을 쌌다. 6개월짜리 관광 비자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김민우는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자 갱신을 위해 네팔을 갔다 오고 나면 한국의 애인이 인도로 와서 같이 지내기로 했다. 김민우는 그냥 비자만 갱신하고 오면 오고 가는 길이 너무 아까우므로 네팔에서 무엇을 할지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그 결과 답을 내린 것은 자기가 배운 요가 아사나나 마사지를 가르쳐 주면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아쉬람 근처의 인터넷 카페에서 여러 날 검색을 한 끝에 김민우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재활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이메일로 받은 상태였다. 그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했던 환경단체인 지구의벗 네팔 지부와도 연락을 했다. 짐을 쌌다.

“민우! 이것 한 가지는 꼭 명심해줬으면 좋겠어.” 달마난다 선생은 아쉬람을 떠난다고 인사를 하러 온 김민우에게 말했다. “내 강의실은 요가의 길에서 유치원에 불과해. 내 강의 5주를 들었다고 해서 요가를 다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첫발을 내디딘 셈이야. 그러니까 어딜 가든 겸손하게 행동하고, 어떤 일을 겪든 거기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해봐. 아사나와 명상 수련을 계속하고. 알겠지?” 선생의 따뜻한 이야기가 고마웠다. 5월 중순, 리시케시의 숲이 싱그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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