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식 
순천여자중학교 교사

온 나라가 몇 개월째 진통을 겪고 있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에 의한 국정 농단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이 촛불의 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박근혜 즉각 탄핵! 구속 수사!’의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지고 있다. 박근혜 퇴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잘못된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위 ‘적폐 청산’이다.

지난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 동안 전국의 투쟁현장을 방문했다.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이 생활임금 보장!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평균 연령 65세의 청소노동자들이 추운 겨울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다시 웃으면서 청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구미의 아사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 앞에서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 ‘박정희의 도시’  구미 최초의 비정규직 노조이다. 지난 10년 동안 회사는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렸다. 구미시는 각종 특혜를 보장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인권탄압의 사각지대에서 생활해 왔다. 지난 2015년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집단 해고되었다. 삼척의 동양시멘트 비정규직노동자들, 군산의 지엠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노동조합 결성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들의 기본권이다.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다시 생산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법원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복직 판결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선별 신규채용 형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원의 판결대로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2011년 최초로 ‘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며 심야노동 철폐를 주장했다. 회사 측은 용역깡패를 동원한 폭력과 공장 폐쇄로 노조 파괴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유명한 노조 파괴 전문기업인 창조컨설팅과 현대자동차가 개입하였다. 노조 탄압에 항의하여 자살한 유성기업의 한광호 노동자는 300일이 넘었지만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냉동고에 누워있다. 비슷한 현상은 갑을오토텍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용역을 동원하여 폭력을 통해 노조 파괴를 시도했던 전 사주가 구속되었다. 그렇지만 회사 측은 위장폐업으로 노조 파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오늘도 200일 넘게 공장을 지키고 있다.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을 비롯한 기업에서의 노조파괴 공작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노조 파괴를 획책하는 사주들은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 밖에도 콜트와 콜텍 노동자들, 하이디스 노동자들, 사회보장정보원 노동자들... 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세상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노동자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자본의 이윤을 만들어내는 ‘소모품’으로 인식되어 쓰다가 버려지고 있다.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모습 중 하나는 착취가 없는 평등한 사회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없이 노동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세상이다. 모두가 함께 사는 공동체 세상이다. 오늘도 천막에서, 길거리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우리의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