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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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퇴임하는 순천금당고 한상준 교장학교는 학생 위한 곳, 학교문화 바꿀 제도적 장치 필요
“시대변화에 따른 교육패러다임 전환 고민할 때” 강조
이종관 기자  |  leejk@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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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호] 승인 2017.02.27  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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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36년이다. 1980년 3월 1일 교사에 임용된 뒤 2017년 2월 28일 자로 퇴임하는 한상준 순천금당고 교장의 이야기다. 한상준 교장 삶의 과정에 주변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삶은 그대로 뉴스가 되었다.

고교 2학년 때 문득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이후 대학 국어교육과에 진학하였고, 대학 재학 중엔 지역의 고등공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대학 졸업과 함께 36년 교육자의 삶을 시작했다.

전북 고창 출신인 그는 섬마을 선생님이 되고 싶어 전남으로 왔고, 대학 때의 경험은 교사이면서도 농민운동을 꿈꾸게 했다. 이후 카톨릭농민회에 참여하였고, 1986년 5․10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하여 징계를 받았다. 1989년에는 전교조 강진지회장을 맡아 해직되었고, 해직 중이던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과 함께 시행한 교육위원선거에 당선되어 교육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후 복직해서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첫 공립학교 교감과 교장이 되었다. 완도신지중학교와 화양고, 광양고에서 8년 동안 교장을 마친 뒤에는 순천전자고에 평교사로 재직 중에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라는 산문집을 냈다.

2014년 순천금당고에서 체벌을 당한 송세현 학생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교장이 사퇴한 이후 순천금당고 총동문회 추천으로 공모제 교장이 되었다. 애초 그의 교장 임기와 정년은 내년 2월 말이지만 1년이 빠른 올해 2월 말에 명예퇴임을 한다. 갑작스런 퇴임 소식에 그동안의 소회를 듣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 금당고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교장으로 취임하셨다. 금당고에 계실 때 시도했던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당시 사망 학생의 어머니가 보름동안 교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셨다. 교장으로 취임한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위하는 곳에 가서 안부를 묻고 염려와 아픔을 느끼려 했다. 어머니가 절망하지 않고 살아가길 지금도 기원한다.

금당고에 갈 때 ‘학교를 다시 한 번 디자인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학교 내부의 문제들을 접하면서 쉽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었다.

먼저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학교에 오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학생(회) 활동이 잘 되는 학교에선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학생 사고가 적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투입하는 예산은 어떤 항목의 예산보다 우선 편성하려고 했다. 그리고 체벌과 욕설을 하지 않도록 했다. 당시 교사들도 학생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학생부를 맡은 부장교사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스스로 일으키며 학생회 활동을 절차적 민주성을 지키며 잘 해내셨다. ‘학생문화부’라는 부서를 만들어 학생문화를 이끌었던 점 역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문학캠프, 역사인문캠프, 과학캠프, 예술캠프, 산행캠프, 진로캠프 등을 통해 아이들의 활동을 넓혔고 동아리가 100여 개 만들어져 아이들 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져서 참 좋았다.

그리고 일반계 고등학교로서 대학 입시를 외면할 수 없는 까닭에 ‘입시홍보부’를 두어 아이들의 진학 문제를 고민하게 했고, 성과가 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학교는 학생을 중심에 놓고 주요 의제가 결정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학생보다 교사가 중심이고, 그 중에서도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이 협의하여 결정하거나 교장이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대안 중 하나가 교무회의 의결기구화인데, 현재로선 쉽지 않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는 결정 구조 가운데 하나가 ‘다음 학년도 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모임’을 꾸려 교사들의 교육의지를 담아내려고 시도해봤다. 그러나 부임한 첫해 시도해 보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음 해부터는 ‘교직원 대토론회’라는 명목으로 학기별 한 차례씩 논의를 했지만 기대하는 만큼 적극적 의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는 어느 특정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체적인 교사문화라고 진단하게 되는데, 매우 씁쓸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교육실천 의지를 펼쳐 보이려 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듯 해 아쉬움이 남는다.   

▶ 순천금당고에 근무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어느 조직이건 갈등이 없을 수 없다. 관리직은 구성원들 사이에, 또 업무와 관련한 법령과 규칙 사이에서 서로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 거기에 학부모들의 민원 제기와 교권, 학습권의 보호와 보장 등을 균형 있게 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학교법인과의 관계를 적정하게 이끌어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피하고 싶다.

▶ 순천금당고에서 2년 7개월 정도 근무하신 건데, 공립학교와 비교할 때 사립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공립학교에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이 단위학교에서 일궈낸 좋은 시스템이 사람이 바뀌면서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었다. 사립학교는 이동이 거의 없는 까닭에 좋은 교육과정을 만들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대한 만큼 되지 않았고, 적지 않은 저항에도 부딪쳤다. 공립보다 더 심하다고 본다. 그래서 학교문화를 바꿔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사립의 경우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지난해 남승룡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함께 한 한상준 교장

▶ 여러 저서 중에서도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라는 책을 기억한다. 책을 낸 이후 4년이 지난 지금의 느낌은 어떤가?

‘교사로서의 나의 시대’는 이제 갔다고 생각한다. 교사로서 교육활동과 관련해 스스로 이제 소진되었다는 생각을 갖는 터여서, ‘다시 한 번 학교를 디자인 해보자’ 했던 지난 시간에 있었던 교육활동에 관한 소회는 금당고등학교를 새롭게 디자인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전남의 교육 미래를 위해 조언해 주실 게 있는가?

개별의 교육문제보다는 앞으로 닥칠 광폭의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해내지 못하는 한국의 미래교육이 더 염려가 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목전에 두고 있는 현실과 취학 아동의 급격한 감속 추이, 그리고 전통적인 학교교육의 의미 협소화 등등으로 학교 자체의 존립 여부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따라 학교교육이 혁명적 수준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견지에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해서 2월 말 경, 강사를 초빙해서 듣고자 한다.

▶ 이제 퇴직하면, 어떤 생활을 꿈꾸는가?

그동안 만나보고 싶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지 못한 사람도 만나고, 가 보려 해도 갈 수 없었던 곳도 가 보려 한다. 본래 책읽기를 싫어하지만 책도 좀 보면서 놀려고 한다.

교육자의 길 36년을 이제 마감하는 한상준 교장. 그는 지난 36년에 대해 “교사가 되길 원했고, 교사가 되어서는 좋은 교사이길 바랐는데, 그런 과정에서 힘든 때도 즐거웠던 때도 있었다. 평범한 그러나, 실패하지 않으려 애쓴 교사로서의 삶이었다”는 소회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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