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여든 된 꼬부랑 할머니가 엄청난 세월의 짐을 허리에 지고 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 할머니의 허리에 꽉 붙어 떼어낼 수 없다.

볼살 없이 메마르고 주름진 얼굴.
볼록하게 툭 튀어나온 허리뼈.
살집 없이 마른 손발.

할머니가 우신다. 남편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5년째 요양원에 있다. 말도 못하고 누워만 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앞으로 몇 번이나 집에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여, 설은 집에서 같이 보내자고 모셔왔단다. 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자니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하룻밤 같이 보내고 돌려보냈다. 다시 혼자다. 자꾸 눈물이 난다.

요통의 복합적인 원인

 

꼬부랑 할머니는 수년 전에 허리 디스크로 수술했다. 심한 허리통증은 가셨지만, 점차 허리가 구부러졌다. 몇 개월 전부터는 아래 다리로 저리고 땅기는 증상도 보였다. 소화도 원활치 않으며 소변도 자주 보고, 드시는 게 없어서 대변보기도 어렵다.

꼬부랑 할머니와 같은 분의 허리 통증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닌 복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째, 허리가 휘어 굽어진 상태를 ‘요추 후만증’이라 하는데, 쪼그리고 앉아서 일 한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둘째, 허리뼈를 오랫동안 사용해서 약해진 상태로 요추의 퇴행성 변화를 수반한다. 셋째, 요추관 협착증인데, 허리뼈에 척수가 지나가는 구멍인 요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고, 신경에 염증이 생긴다. 허리의 병이지만,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위의 3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꼬부랑 할머니가 되며, 대부분의 경우 목뼈에서 꼬리뼈까지 붙어있는 근육이 약해져 있다. 거의 다 배에 힘이 없어 홀쭉하고, 허리에 달라붙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그런데 움푹 꺼진 배를 눌러보면 단단한 근육이 만져지는 경우가 많다. 영양 상태가 불량하고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대장 상태의 부조화를 겸한다.

혹시 척추에 압박 골절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영상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고, 협착증으로 고통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요통의 운동요법

대개 요통이 있을 때는 운동요법이 중요하며, ‘윌리엄의 운동법’이 널리 쓰인다. 먼저 반듯이 누워 두 다리를 뻗는다. 한쪽 다리를 천천히 구부려 가슴까지 당긴다. 두 손으로 무릎 밑을 붙잡고 다섯을 센 후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또, 손으로 두 발을 잡고 천천히 구부려 가슴 쪽이 아닌 어깨 쪽으로 당기고, 5초간 정지 후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그리고 천천히 두 다리를 뻗고 반듯이 눕는다. 무릎을 세우고 손을 머리 위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동시에 등은 바닥에 단단히 붙인다. 5초 동안 유지하면서 숨을 내쉰다. 처음에는 5회 정도를 반복하다가 차츰 10회까지 늘리고, 매일 해야 효과가 좋다.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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